"술 깨는 데 정말 도움 되나요?

 
사람 만날 일도 많고, 술자리도 많은 연말.

세상에는 술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숙취 해소법이 있다. 향 좋고 맛 좋은 술이 입소문을 타는 것처럼 술을 깨는 데도 ‘좋다’고 소문난 방법들이 많다. 하지만 숙취 해소 음료에 관해서는 갑론을박이 계속된다. 그래서 확인했다. 국내 시판 중인 숙취 해소 음료의 제품별 성분 비교와 전문의에게 들어보는 효능 분석. _홍정아 기자

 

‘숙취 해소 음료 = 간 기능 개선제’라는 착각은 금물!
숙취 해소의 핵심은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몸에서 얼마나 빨리 제거하느냐는 것. 흔히 숙취 해소 음료를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 기능 개선제로 오해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숙취 해소 음료를 약이나 건강식품이 아닌 일반 음료로 분류하고, 간 기능 건강식품과 구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화기보양클리닉 박재우 교수는 “시중에 판매되는 숙취 해소 음료가 알코올 분해나 해독 등 간에 직접 작용한다기보다는 위장이나 소장 등 소화기에서 알코올의 흡수나 부작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며 “실제로 숙취 해소 음료에 첨가되는 창출이나 후박, 복령, 진피 등은 전통적으로 한방에서 소화기계 질환의 처방에 이용하는 약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숙취 해소 음료 제조 회사들은 해당 제품들이 치료 효과가 있는 의약품은 아니지만, 혈중알코올농도를 낮추거나 간의 해독력을 높이는 등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제품에 포함된 주요성분이 헛개나무 추출물, 글루메이트(쌀눈 발효 물질), 갈근(칡), 아스파라긴(콩나물), 오리나무 등 알코올을 분해하거나 간 기능을 돕는 성분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것.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숙취 해소 음료시장의 역사가 20년이 넘었는데 해마다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박했다. 

 

숙취 땐 땀 흘리고 화장실에 자주 가라  
숙취 해소 음료의 도움 없이 술에서 빨리 깨고 싶다면 몇 가지 기본 상식만 챙겨도 충분하다. 의학적으로 술에서 빨리 깨려면 땀을 많이 내고 소변을 많이 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발한(發汗) 이소변(利小便)이라 하는데, 땀이 날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나 사우나도 도움이 된다. 다만 운동 전 충분한 수분 보충은 필수. 물과 차 종류를 많이 마셔 자연스럽게 소변 양을 늘리는 것도 숙취 해소에 좋다.

분당차병원 한방진료센터 김수진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술을 많이 마셔 생기는 여러 가지 증상을 주상증(酒傷症)이라 불렀다”며 “이때는 주로 간 기능을 회복시켜 해독하고, 습열을 풀어 소화 기능을 돕는 한약재들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갈화해성탕(葛花解惺湯), 성주청간탕(惺酒淸肝湯), 대금음자(對金飮子) 등이 대표적이다.

메디파크내과의 김영수 원장은 “덜 마시고 안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과도한 음주는 간, 뇌, 심장, 근육, 췌장, 위장관, 폐 등 우리 몸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끼치고 골다공증 등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주량 안에서 물이나 안주와 함께 천천히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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