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건강관리에 올해 예산 30% 편성
“민간이 주도하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해야”

 
본지는 2012년 새해를 맞아 G밸리 중소기업과 관련된 주요 인사와의 인터뷰를 게재한다. 이번호는 첫번째 순서로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의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자 주>

 

올해 중소기업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해달라.

올해는 그간의 정책이 현장에 체화되도록 체감도를 높이고, 위기관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정책금융 79조원을 공급해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을 운영, 위기관리 사전준비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창업의지와 기술이 있으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도록 청년창업에 1조원을 지원하고 글로벌 창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실패에 대한 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자금 연대보증 제도를 개선하고, 융자상환금 조정형 자금 500억원과 재창업자금 2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용카드 수수료 등 불합리한 차별개선 등 공생발전 기업문화 확산, 공공시장에서 중소기업 참여확대 및 중소기업의 FTA 활용도 제고를 위한 지원사업도 추진하겠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을 계획한 배경과 내용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재정위기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사람은 건강관리를 통해 수명이 평균 17년까지 연장되듯이, 중소기업도 ‘건강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체질강화와 생존율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은 ‘진단 → 처방 → 치료’ 3단계로 운영되는 문제해결 프로그램이다. 위기관리 진단과 처방을 통해 체질강화가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는 자금•기술•인력 등을 중점 지원하고, 부실기업은 사업전환 및 M&A 등을 지원해 업종전환 및 퇴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올해는 금형, 주물 등 뿌리산업과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 취약업종분야 5000개에 우선 실시하고, 그 성과를 토대로 중소•벤처기업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예산의 30%를 건강관리 시스템 운영으로 편성했다. 각 지방청이 중심이 돼 중진공•신기보 등이 포함된 ‘지역별 추진단’을 발족하고 민간컨설턴트 4천개, 중견대기업 5개도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79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재원 배분의 큰 특징과 세부내역이 궁금하다.

최근 EU발 재정위기로 중소기업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내수가 위축돼 올해 우리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악화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불안에 대비한 안정적인 중기 자금지원을 위해 올해 총 79조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정책자금 3.4조원, 보증 68.3조원(신•기보 54.2, 지역신보 15.3) 등 정책금융을 공급하고 중소기업 경영안전망 강화를 위해 매출채권보험 인수규모를 작년 6조원에서 올해 7조원으로 확대했다.

정책금융 배분은 성장유망분야 중소기업 및 창업기업 위주로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녹색•신성장•문화콘텐츠•지식서비스 등 전략산업 분야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집중 배분(70%)하고, 창업, 녹색성장, 일자리창출기업 등에 대한 보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기업금융 비상대책반 구성•운영해 ‘긴급 중소기업 금융지원위원회’ 개최 등을 통해 자금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

 

국내 창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청년창업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배경과 전략을 설명해달라.

청년 창업기업이 세계무대에서 성공하려면 발상을 전환해 창업부터 글로벌시장을 겨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청년창업자 해외진출은 창업분야에 따라 Two-Track으로 구분해 지원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등 선진국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술 창업인 경우 국내 창업선도대학과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글로벌 창업전문과정’을 신규 개설, 해외창업교육을 지원하겠다. 해외에 나가서는 현지 창업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현지 창업보육센터 입주와 투자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라오스 등 신흥국 진출을 목표로 하는 소자본창업인 경우 국내에서 일정기간 실전훈련을 시키고, 해외 선배 멘토기업을 발굴해 1대1 멘토링을 실시하고 해외창업인턴 파견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기청의 지원책은 무엇인가.

올해는 우리 수출 중소기업의 FTA활용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EU 등 FTA 체결국에 대한 해외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

FTA시장 선점효과 확보를 위해 전시회, 시장개척단 파견 횟수를 작년 45회 574개사에서 올해 80회 1200개사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 미국은 문화콘텐츠, EU는 의료기기 등 시장별 유망품목에 대한 전략전시회 개최를 통해 해외 바이어에 우리 중소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UL, CE 등 해외 유명 인증마크 획득 지원을 작년 1800개사에서 올해 2400개사로 확대했다.

미국과 EU시장 유망상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망품목위주로 R&D, 디자인 개발 등을 집중 지원하고 현지국 시장정보 제공, 업종별•지역별 설명회 개최, 분야별 전문가 등을 활용한 FTA 컨설팅 등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

 

벤처진흥과장, 벤처정책과장, 창업벤처본부장을 역임하며 지금의 벤처정책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송종호 청장께서 그리고 계신 중장기적인 벤처 청사진을 말씀해달라.

벤처, 창업 업무를 맡게 된 것을 공직생활의 큰 행운과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게 벤처는 마음의 고향과도 같다.

현재 벤처기업 수는 2만 6천여개, 매출 1천억원 이상 벤처도 315개사에 이른다. 양적ㆍ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는데, 개인적으로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보람이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민간이 주도하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이라는 벤처정책의 패러다임 쉬프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선수와 감독의 1인 2역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민간이 벤처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같이 민간 주도의 벤처생태계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효율성을 높이려면 민간의 전문성과 역량을 활용하는 방식의 간접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 엔젤과 정부가 1대1 매칭으로 지원하는 엔젤매칭펀드를 작년 10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으로 확대하고, 선배 벤처가 후배를 도제식으로 육성하는 선도벤처 연계 기술창업도 작년 30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민간이 맡기에는 무리가 있는 실패 기업인의 재기 지원 등의 제도적ㆍ사회문화적 인프라 개선과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 육성 등은 정부가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벤처 3.0 시대’에 맞는 벤처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면 앞으로도 벤처가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임진년 새해를 맞은 G밸리 CEO와 근로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경제가 어렵고 힘들어질수록 중소기업과 중기청, 중소기업 지원기관들이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BC 214년에 로마가 시칠리아 섬나라 시라쿠사 왕국을 침범했을 때 시라쿠사 국운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상황이었다. 이때 아르키메데스의 지혜와 모든 국민이 모여 청동거울로 햇빛을 로마군대 돛대에 집중해 로마 군대 배를 침몰시켜 승리했었다.

이처럼 모두가 합심해 지혜를 내고 실행한다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많은 글로벌 강소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혜진 기자 fri@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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