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문양 패턴에 대한 연구조사 및 DB구축 완료

 
지난해 8월 가산동 서울디지털3단지 kcc웰츠밸리에 입주한 (주)더퍼스트(대표 배성실 www.thefirst.kr)는 디자인 전문 회사. 중소기업의 제품 디자인과 멀티미디어 홍보 영상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다 보니 주요 고객들이 G밸리에 있다는 점 때문에 마포에서 이전했다. 이와 함께 G밸리 기업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이 회사 배성실대표는 이태리 밀라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2002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중소기업 제품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기로 결심했다. 이태리의 산업 경쟁력은 디자인이 뛰어난 중소기업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디자인에 분명한 철학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21세기 산업 디자인의 핵심은 부드러움입니다. 차가운 이미지의 IT중심으로 산업의 융복합화가 심해질수록 사람들은 따뜻하고 부드러움, 인간미를 찾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디지로그 개념이 등장하고 사람 중심의 SNS가 떠오르는 이유죠”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디자인의 핵심 철학
배 대표는 회사 설립후 3년간 밤낮없이 중소기업 제품 디자인 작업에 몰두했다. 그결과 2005년 kidp(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우수제품디자인(Good Design)상을 타면서 kidp공인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선정됐다. 2006년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수출유망 중소기업 제품디자인 지원기관으로 지정됐다. 동시에 서울산업통상진흥원과 한국부품소재진흥원, 서울디자인센터, 경기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 등 여러 중소기업 지원 기관으로부터 디자인 의뢰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결과 지금까지 30여 종이 넘는 제품이 이 회사를 거쳐 나갔다. 제품 설계, 모형과 시제품 제작, 생산 공정 등 신제품 개발단계부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산업디자인의 성격상 적은 양이 아니다. 지금까지 4건의 우수제품디자인상과 석세스디자인(Success Design)상을 수상했다.

2007년 배대표는 다른 선택을 했다. “이태리 유학시절 일본과 중국에 비해 한국을 알릴 대표 디자인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자신만의 디자인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보고 한국의 대표 디자인을 개발하기로 한 것. 마침 국내에도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가전제품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전통 디자인을 개발한다면 제품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리라 보았다. 배대표는 2008년 전통문양 연구소를 설립하고 우리나라 고궁 문양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우선 고해상도 디지털카메라로 문양을 찍은후 일러스트로 하나하나 떼어내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수백종에 달하는 문양을 작업 하면서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지 저희도 놀랐습니다” 임금이 앉는 어좌, 신하들이 예를 올리는 석조, 단청, 청정 등 건축 시설마다 새겨진 문양이 저마다 다르고 제각각 뜻하는 내용도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됐다. 배 대표는 아름다움과 스토리까지 갖춘 문양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전통 디자인 소스가 될 수 있음을 확신했다.

“2년간에 걸쳐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세 곳에서 문양을 수집 정리했는데 500개가 넘어요. 유명사찰, 오래된 한옥 등에 있는 것까지 추정한다면 그 수를 짐작할 수 없죠” 배대표는 전국적으로 문양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산업디자인에도 적극 접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미 행남자기(주)에서 생산하는 고급식기 ‘고요’에 전통 문양을 적용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제품이
경쟁력  높아
전통문양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하면서 (주)더퍼스트는 컨텐츠 회사로 탈바꿈하게 됐다. 배대표는 고궁은 한국을 알리는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디자인과 컨텐츠를 새롭게 접목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특히, 문양 촬영으로 고궁을 넘나 들면서 사이버로 궁중 문화재 투어를 즐길 수 있는 앱을 구상하고 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수십만점의 소장품을 디지털화해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조각이나 유물들은 3D 렌더링으로 이미지를 처리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 등 우리나라도 이같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궁 등은 아직 미흡한게 현실. 특히, 증강현실 기법 등을 통해 고궁을 찾는 외국인들이 스마트폰으로 관람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배대표는 건물별로 QR코드를 부여하고 컨텐츠를 보강하면 훌륭한 사이버 관광 자원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dream99@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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