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혁신으로 기회 잡자”

중국 성장세•약화된 일본 경쟁력이 기회
세계시장 겨냥해 조직•마케팅 분야 변화

 
2012년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중소기업의 얼굴은 어둡다.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한국경제 앞도 예측할 수 없다. 정부와 전문가들도 올해 경영환경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중소기업에 위기극복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올해 중소기업이 잊지말아야 할 단어는 ‘혁신’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매우 어렵다지만 자유무역협정(FTA) 등 세계시장은 가까이 다가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혁신에 임해야 한다.”

국내 최고 중소기업 연구기관인 중소기연구원을 2009년부터 이끌고 있는 장지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중소기업에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장 원장이 올해 화두로 ‘혁신’을 꼽는 이유는 2012년은 중소기업에게 혹독한 겨울이 예상되지만 기업에게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조직과 마케팅 분야의 혁신을 강조했다. 위기 속에서 찾아오는 기회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조직의 효율성과 추진력이 필요하고, 마케팅 능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FTA로 우리 중소기업이 접근할 수 있는 세계시장이 열리고 있다. 기존의 레드오션(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시장) 분야를 탈피해 기업만이 가진 독특한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중소기업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을 보고 조직을 정비하고, 마케팅 능력을 확보하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장 원장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게는 정책의 선택과 집중을 요구했다. 일자리를 만들고 미래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성장동력을 가진 중소기업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회구제적 측면의 영세 중소기업 지원과 중소기업 정책과는 구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가정신 확산과 기업가 존중 풍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가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데 일부 기업가의 문제로 기업가 인식이 나빠지는데 이는 기업가정신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김영삼정부 때부터 세계 최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나섰는데 지금 얼마나 발전했는지 생각해 볼 일”이라며 기업규제 해소 등 정부는 기업활동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갈등을 보며 그는 실질적인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계약문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계약서에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고, 이를 지키는 문화가 필요하다. 계약문화 정착을 위해 정부가 일정정도 관여할 필요가 있다.”

장 원장은 지금의 계약문화로는 대-중소기업 관계상 문제가 발생하면 약자인 중소기업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환헤지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를 꼽았다.

올해 중소기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유통서비스 분야 적합업종’ 선정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원장은 “유통서비스 분야는 제조업과는 성격이 달라 선정하기 전에 치밀하게 타당성 검토를 해야 한다”며 “충분한 검토시간을 갖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중소기업부 신설과 관련 해서는 “미국 중소기업부(SBA)는 ‘어느 부서에도 소속되지 않는 독립된 행정기관이다’고 법으로 명시하고, 미국의 중소기업의 정책을 총괄하고 집행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SBA는 미국 중소기업법에 근거한 연방정부의 독립된 행정기관으로 2차대전 종료후(1953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설치됐다. SBA는 매년 규제유연성법에 따른 각 연방정부기관의 활동을 점검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각료는 아니지만 각종 각료회의에 참석한다.

장 원장은 “FTA 뿐만아니라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과 원자력 사고 이후 경쟁력이 약화된 일본 사정은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면서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 말고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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