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 대•중소기업 자금시장 양극화 심화

지난해 기업들이 주식과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해 조달한 자금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기전망이 불확실한데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만기도래액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기업들이 미리 유동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기업들이 주식이나 회사채 등 증권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143조39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123조2548억원보다 16.3%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기업들이 증권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실적은 2008년 79조원에서 2009년 127조원으로 크게 늘었다가 2010년 123조원으로 소폭 감소한 뒤 지난해 다시 140조원대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 주식 발행규모는 12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8% 증가했고, 회사채 발행은 130조5000억원으로 15.6% 늘었다.

주식 발행 중 IPO는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4% 줄었지만 유상증자는 10조5000억원으로 73.4%나 급증했다.

유상증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하나금융지주(1조3000억원), 신한금융지주(1조1000억원), 대우증권(1조1000억원), LG전자(1조원) 등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IPO시장은 유럽 재정위기로 침체를 보인데다 2010년 대한생명의 대규모 IPO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회사채 발행 규모가 130조원을 넘은 것은 일반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6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0% 늘었다. 이는 저금리 기조 등 우호적인 발행여건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기전망과 2012년 상반기 만기도래액 증가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실제 일반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0조원, 하반기 15조원 수준에서 올 상반기는 25조원으로 늘어난다.

한편 자금조달의 양극화는 지난해에도 지속됐다. 지난해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 규모는 56조7011억원으로 전체 일반회사채 발행의 92.1%를 차지한 반면, BBB등급 이하는 4조8466억원으로 7.9%에 불과했다. BBB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 비중은 2010년 11%보다도 3%p 가량 줄었다.

전체 조달금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9.0%에서 2010년 6.7%로 준데 이어 지난해에는 3.3%로 급감했다. 유상증자 비중은 2009년 32.6%에서 지난해 7.8%로 하락했고 일반회사채 발행비중은 2009년 1.7%에서 지난해 1.1%로 떨어졌다.


내일신문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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