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능, 저렴한 가격, 상생 모델 … 2월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 강화 예정
G밸리 입주 기업 제품도 많아 … 오토캐드 대체품 토종 ‘캐디안’ 등

 
대다수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기업들은 애로사항 중 하나로 소프트웨어 사용 문제를 꼽는다. 소프트웨어 단속과 구매 비용 압박이 커 집단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디지털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회장 이영재 : 이하 경협)가 최근 값비싼 외국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국산제품구매와 공동구매 등을 추진, 관심을 모으고 있다.

G밸리는 입주기업 1만2천개 중 80%에 달하는 기업이 IT관련 업종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건설, 기계 설계에 필요한 캐드/캠 등 비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기업이 많다. 하지만 70%이상이 10인 미만인 소기업들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구매, 업그레이드, 유지보수 비용 부담이 크고 관리 미흡에 따른 단속 위험도 커 기업들에겐 뜨거운 감자였다.

 

국산 소프트웨어 구매, 일석삼조
G밸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경협은 값비싼 외국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을 찾고 있다. 특히 G밸리 입주기업이 외국산과 경쟁할 만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입장이다. 구매 비용이 저렴한데다 입주기업간 협업이 가능해 모범적 상생 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캐드 프로그램인 ‘오토캐드’와 경쟁하는 국산 ‘캐디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캐디안’은 서울디지털3단지(가산동) 대륭테크노타운3차에 있는 (주)인텔리코리아(대표이사 박승훈)가 개발한 토종 캐드 소프트웨어. 미국 제품인 오토캐드를 대체할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2년 전부터 개발 판매하며 시장 지배자인 오토캐드와 경쟁하고 있다. 그동안 국산으론 삼성이 개발한 유니캐드 등 여러 제품이 나왔지만 오토캐드의 아성을 넘지 못해 모두 접은 상태. 지금은 ‘캐디안’만 유일한 국산 제품으로 경쟁하는 것이다.

‘캐디안’은 오토캐드에 비해 성능 차이는 거의 없는 반면 가격이 훨씬 저렴해 캐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G밸리 기업에겐 고민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꼽힌다. ‘캐디안’ 개발사인 인텔리코리아에 따르면 ‘오토캐드’ 3D프로그램이 1카피당 480만원이면 ‘캐디안’ 3D는 90만원. 오토캐드의 18%정도 가격이면 같은 기능인 ‘캐디안’을 구매할 수 있다. 매년 업그래이드 하는 비용 차이까지 고려하면 가격차는 대폭 커진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이사는 “국산 소프트웨어의 시장 점유율이 낮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면서 “가격차를 고려한다면 국산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게 G밸리 기업 입장에선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캐디안’은 최근 조달청을 통한 관공서 납품에서 오토캐드와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 공기업과 대기업 등에서도 구매 상담이 활발히 진행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캐디안’외에도 G밸리엔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이 여럿 있다. 경협은 G밸리 기업 제품 중 외국 소프트웨어와 경쟁하는 국산 소프트웨어를 찾아 입주 기업의 소프트웨어 문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구매도 추진
또 G밸리 입주기업을 위한 공동구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다수 기업이 참여해 공동구매를 추진하면 구매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경협은 최근 입주기업들에게 소프트웨어 공동구매를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많은 기업으로부터 구매 의향서를 받았다. MS, 한글, 캐드/캠, 바이러스치료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경협이 이처럼 국산 소프트웨어 구매, 공동구매 사업을 서둘러 추진하는 이유는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등이 지난달 20일 불법복제단속을 위한 결의 대회를 여는 등 강력한 단속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2월엔 이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이영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 회장은 “G밸리 기업의 선순환적 발전생태계를 구축하려면 가능하면 G밸리 기업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매하면 좋겠다”면서 “국산 제품 구매, 공동구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겠다”고 말했다.

 

이은연 기자 boolshim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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