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국내서 땅따먹기 벗어나 세계시장 노려야
각종정책 효율적 운용 필요 … “쓴소리 관심가질때”

 
“국내외 경제가 매우 불안정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이럴 때는 기존 고객을 지키고, 기술혁신에 힘써야 한다. 기업경영의 기본에 충실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기찬 중소기업학회장은 올해 어려워질 경영환경 극복 방안으로 ‘초심’을 꼽았다. 창업 당시의 심정으로 돌아가 고객 한명 한명에 최선을 다하고, 기술력 향상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사업을 넓혀 고객을 늘리는 것보다 기존 고객을 운명으로 생각하고 정성을 다하면 고객들이 어려운 시기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제품 A/S에 최선을 다하라고 중소기업에 주문했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A/S가 취약해 고객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고, 소비자들의 불신 또한 크기 때문이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 몸집이 작아 속도전에서 유리한 게 장점”이라며 “힘들어도 24시간 영업체계를 갖춰 문제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기술이 깊어지면 시장이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소기업도 세계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내수중심 중소기업도 이제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도 기술력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국내에서 땅따먹기(시장경쟁)를 극복하고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기업의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이 “준비된 중소기업을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해외시장에 연결시키는 ‘종합상사’가 필요하다”고 그동안 계속해서 주장해 왔던 것도 열려진 세계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부에게는 중소기업정책의 과감한 전환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에 부족한 돈, 기술, 인력을 집중 지원한 ‘요소투입시기’였다면 이제는 기술, 특허 등 ‘혁신주도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주도단계에서는 혁신전문가들을 활용해 중소기업 문제를 과학적으로 처방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 스스로 문제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중소기업 제도를 가지고 있다. 각종 지원정책, 공정경쟁 등 많은 제도를 중소기업 것으로 만들어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한다.” 그는 중소기업정책을 많이 쏟아내기 보다 지금까지의 제도를 효율화하고, 성과를 내는데 집중 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소통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요구하는데만 익숙해져 있어 쓴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개별 기업들의 건강도를 제대로 평가해 기업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지만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여기에 대해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학회 스스로도 이론과 정책 수준을 세계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국제적연대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대변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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