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딜레마에 빠져 부심하고 있다. 석유에 이어 핵무기까지 가지려는 이란을 내버려 둘 수도 없고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직접 나서 공격하자니 석유파동을 비롯한 경제적 재앙을 불러올 위험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올 봄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할 것이라는 보도들이 잇따라 터져 나와 긴장이 고조됐다. 이스라엘이 가장 강력하게 이란핵시설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고 미국은 그 시기가 올 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이란 공격 땐 세계적인 오일쇼크 우려
미국에서는 이란의 핵시설들만 골라 공습을 단행하는 이른바 ‘족집게 공습(Surgical Strike)’으로 할 것인지, 이란 정보부와 혁명수비대까지 공격하는 확대 공습을 감행할 것인지 두가지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습을 선도하면 미국도 결국 개입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이 최근 지하 61미터까지 뚫고 들어가 벙커를 파괴시킬수 있는 ‘빅블루’라는 최신형 벙커 버스터 폭탄 20기를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게 이란의 핵시설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이 골치아픈 이란 딜레마를 겪고 있는 이유는 이란공격시 오일쇼크로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반면, 방관시 이스라엘의 생존은 물론 미국의 패권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 공격을 단행하면 군사적 충돌에 따른 피해는 물론 경제적 재앙으로 이어질 위험이 다분하다.

1981년 이스라엘로부터 선제폭격을 당한 바 있는 이란은 상당한 방비를 해왔을 것이므로 이번에 또다시 공습받을 경우 앉아서만 당하지는 않을 게 분명하다. 이란의 반격으로 이스라엘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위험이 높다.

무엇보다 중동지역의 군사충돌은 오일 쇼크와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해 있는 국제유가는 200달러 이상으로 두배나 급등하고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부터 직격탄을 맞게 돼 유럽경제의 대공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미국경제에도 한파를 다시 몰아쳐 더블 딥으로 몰아넣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지구촌 전체를 두번째 대침체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석유를 가진 이란이 핵무기까지 보유하면 최대의 악몽이 현실화할 수 있다. 석유에 이어 핵무기까지 보유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없애버려야 할 대상이라고 공언해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정말 핵무기를 사용해 자국을 없애려 시도할 것이라는 위협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생존을 걸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으려 하는 것이고 여기엔 미국의 정치경제를 좌우하고 있는 유태계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유태계의 지지, 적어도 비토가 없어야 재선할 수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고 이스라엘의 생존을 보장하는 행동에 나설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란 사태, 중동지역 미 패권 유지의 시금석
석유와 핵무기를 가진다면 이란은 이라크 집권 세력과 손잡거나 압박해 이라크에서 미국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 9년 전쟁과 피해,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같은 이슬람교 시아파인 이라크 집권세력도 이란이 석유와 핵무기를 가지게 되면 미국을 등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미국은 이라크를 내주는 것은 물론 중동 전역에서 발을 빼야 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워싱턴의 일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미국은 중동패권, 나아가 지구촌 슈퍼 파워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이란 딜레마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일신문  한/면/택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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