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에서 ‘눈높이를 맞춰요’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트리즈의 12번째 기술문제 해결원리가 눈높이 맞추기이다. 왜 눈높이를 맞추어야 할까. 우리가 상대방과 의사소통하거나 가르치려고 할 때, 흔히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지식을 전달해주어야 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12번째 원리는 눈높이 맞추기(equipotentiality)로서 역지사지의 원리이다. 기술적으로는 ‘물체를 들어올릴 필요가 없도록 작업조건을 바꾸라’ 는 원리이다. 무거운 물체를 직접 높이 들어 올리려면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주변 환경을 바꾸어서 물건을 손쉽게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하자는 원리이다. 물리적으로 위치 에너지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에너지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 격차가 클수록 큰 충격으로 빠르게 흐른다. 소나기가 내렸을 때 계곡 상류에는 경사가 급하여 물살이 거세다. 물이 머물지 못하고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그곳에서 생명이 평안하게 살기에는 부적합하다. 반면에 계곡의 하류에는 물살이 천천히 굽이쳐 흐른다. 흐르는 물은 충분히 머물러 있을 여유가 있고 높이 차이가 적다. 이곳에서 생명이 약동하고 소통이 활발하다. 이처럼 사물이나 사람 간에도 생명을 불어넣고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교류되려면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로 보기
어느 MC는 어린이와 어른의 눈높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인도하여 TV에서 오랫동안 여러차례 인기를 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눈높이를 맞추는 상황은 주로 어린이 수준에서의 문제를 어른이 풀거나 함께 푸는 경우가 많다. 이때 승리는 빨리 어린이 시각으로 세상을 읽고 협업하는 팀에게 주어진다.

물리적으로 위치에너지의 차이를 줄이는 예는 많다. 물건을 선적하는 큰 박스를 화물에 싣는 창고의 입구를 보자. 일반적인 창고는 문앞에 트럭을 대면 가슴 높이에 트럭 화물 적재함이 위치하게 된다. 이럴 경우 물건을 가슴 높이까지 들어올려야 한다. 아주 무거운 물건들은 들어올리기에는 너무 무겁고 파손의 우려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트럭의 화물적재함의 위치가 물건이 존재하는 위치와 일치하는 평면에 놓이게 만든다. 한가지 방법은 트럭이 들어오는 곳의 바닥을 깊이 파서 높이를 맞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건이 실리는 위치를 높여서 트럭과 높이를 맞추는 것이다.

스피드 퀴즈는 상대방에게 눈높이를 맞추어야 정답을 잘 맞출 수 있다. 1000원집은 1000원짜리 물건만 모은 집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박이 나기도 한다. 어려운 금융용어나 법률용어는 일반인의 수준에 맞추어 쉬운 용어로 바꿈으로써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간다.

 

개인인 경우에는 쉽게 친구가 되는 법, 기업인 경우에는 쉽게 고객의 마음에 다가가는 법, 물건인 경우에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법, 이 모두에 해당되는 원리가 눈높이 맞추기이다. 내가 상대방에 맞추어 변하느냐, 상대방이 나에게 맞추어 변하기를 기다리느냐 하는 것은 여러분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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