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직접자금조달, 대기업의 3% 수준

주식이나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더 높은 금리와 담보를 부담하면서 은행 대출에 몰리고 있지만 갈수록 은행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자금 조달액은 2조5000억원으로 대기업(72조2000억원)의 3.5%에 불과했다.

대기업들은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자금사정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직접금융 조달금액을 2010년 52조원에서 지난해 72조원으로 늘린 반면 중소기업들의 조달액은 3조7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중소기업은 유상증자나 기업공개(IPO)를 통한 주식 발행이 쉽지 않고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 발행도 힘들다. 

실제 직접금융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9.0%에서 2010년 6.7%, 지난해에는 3.3%로 매년 줄고 있다.

직접금융 시장에서 필요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은행 창구를 찾아 부동산 담보나 신용으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말 기준 중소기업의 은행대출 잔액은 441조원으로 대기업(115조원)의 약 3.8배에 달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높은 금리를 내거나 부동산 담보 등을 제공하는 등 은행 돈을 쓸 때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1월 중소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금융이용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8.6%가 높은 대출금리를 꼽았다. 대기업의 대출금리가 보통 연 4〜5%인 것에 반해 중소기업은 최고 9% 수준에 달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6개 은행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중소기업이 ‘0’, 대기업이 ‘6’이었다. 지수가 낮을수록 대출에 소극적인 것을 뜻한다.

 

 내일신문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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