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 동작 원리

세상에는 현재 하고 있는 동작을 바꾸면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서 있다면 달리고, 달리고 있다면 멈춘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이라면 연속성을 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거나 여행을 떠나서 휴식을 취함으로써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발명도 마찬가지다.

주기적 동작(Periodic Action)은 트리즈의 19번째 발명원리이다. 연속적인 동작을 주기성을 갖는 단속적인 동작으로 바꾼다. 기왕에 불연속성이 있는 것이라면 더욱더 불연속성을 증가시킨다. 강물이 계속 흐르는 것을 중간에 댐을 막아 필요에 따라 불연속적으로 방수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실생활 사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산은 천년을 보존하기 위해 10년에 한 번씩 안식년을 갖는다. 국립공원을 계속 개방할 경우 우선 수입이 오르지만 이를 방치하면 종국에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취해지는 것이다. 특정한 날에만 열리는 재미있는 모임도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목동에서 열리는 ‘세상을 바꾸는 15분’이나 매주 금요일에 5대 광역시에서 저명 과학자들이 강연하는 한국연구재단의 ‘금요일의 과학터치’ 등이 그 예다.

고압선이 지나가는 전철 역사나 주변을 물청소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위험하다. 넓은 지역을 지하철이 지나가지 않는 시간에 빨리 청소하려면 부득이 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리거나 닦아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물줄기에 전기가 통하므로 감전사고의 위험이 많다는 데 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물을 불연속적으로 뿌리는 것이다. 즉 호스 끝에 장치를 하여 물이 단속적으로 끊겨서 뿌려지도록 하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물줄기가 연속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막대 모양의 물이 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소방차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차선을 때에 따라 변경시키는 가변차선제, 교수의 안식년, 소프트웨어의 주기적 업그레이드, 정수기의 주기적 서비스 등이 연속적인 것을 주기적으로 바꾼 예다. 24시간 서비스 카센터, 저녁 때 맡기고 다음날 아침에 찾아 쓰는 서비스, 가끔씩 깜빡이는 차량 경고등 등이 다른 예다. 후자는 하나의 동작과 그 다음 동작의 틈새를 이용하는 틈새전략이다. 남이 모두 쉴 때 역발상해 서비스함으로써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이처럼 자연도 쉬는데 우리 도시인들은 휴식을 잊고 사는 듯하다. 기업이나 개인이나 쉬지 않고 달리다 보면 감기가 들어 신호를 보낸다. 그래도 쉬지 않으면 중병이 나서 더 이상 고치치 못할 지경에 이른다. 나에게도 휴식을 주고, 주부에게도 휴가를 주고, 직원에게도 휴식을 줘보자. 그것이 짧은가 긴가는 전혀 중요치 않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순간에 예기치 않은 방법으로, 그러면 더 큰 복이 다른 곳에서 쏟아져 올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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