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전망 … 수출은 큰 변화 없을 듯

63%의 지지로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집권하는 시기 동안 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자국 부품에 대한 사용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코트라(사장 오영호)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이어가는 만큼 러시아에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전기전자, 화학제품 등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화학소재를 수입하는 러시아의 한 업체 관계자는 “푸틴의 대통령 당선은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한 일”이라며 “(정치적인 상황보다) 환율 변동과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한국 기업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제 정책이 현재의 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자국기업 육성을 위해 현지 진출 기업에 러시아 생산부품의 사용 증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러시아에서 자원 의존형 경제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조치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코트라는 “러시아는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주 수입원인 석유와 가스의 국제가격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심각한 경제위축을 겪었다”며 “이후 정보기술(IT), 의료, 에너지 효율화, 원자력, 우주항공을 5대 핵심 분야를 선정하고 산업 현대화를 통해 경제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계층간 소득불균형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푸틴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2020년까지 근로자 평균임금을 지금의 1.6배인 4만 루블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분배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는 경제 분야의 체질개선을 위한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가 예상되고 강한 러시아를 표방하는 푸틴 집권 아래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을 한데 묶는 경제 블록화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욱 CIS지역본부장은 “푸틴 정부는 경제부문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7년 러시아의 경제규모가 세계 5위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기업은 적극적인 진출 노력을 통해 현지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일신문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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