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47만개 늘 때 청년층 5만개 줄어
고령층 일자리, 자영업 많고 고용의 질 낮아

고령층의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청년층에선 오히려 줄어들면서 일자리를 놓고 청년층과 고령층간의 ‘세대충돌’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특히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하기 시작한 베이비부머세대가 음식업 도소매업 운수업 등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고용의 양’은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취업자수는 1년 전에 비해 44만7000명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50대가 30만8000명, 60세 이상이 16만명 증가해 50세이상의 일자리가 46만8000개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50세 이상의 인구 68만3000명 중 68.5%가 일자리를 찾은 셈이다. 특히 베이비부머세대가 집중적으로 포함돼 있는 50대는 전체 인구중 70.4%가 일자리를 가지게 됐고 1년만에 늘어난 33만1000명 중에서 30만8000명인 93.1%가 일자리를 확보하는 등 놀라운 일자리 흡수력을 보였다.

반면 청년층은 일자리 잡기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29세 청년층은 1000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30대는 5만3000개의 일자리 감소현상을 보였다.

20대와 30대의 인구가 각각 5만1000명, 10만9000명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취업자수는 각각 3만5000명, 2만5000명 증가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여전히 위기이전의 고용률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체감고용상황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8.3%로 전년동기보다는 0.2%p 하락했지만 지난해 9월 6.3%를 기록한 이후 5개월째 늘어나고 있다. 20대의 실업률 역시 8.3%로 1년전과 같았으나 5개월 전 6.1%보다 2.2%p 늘었다.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증가폭이 과도하게 높은 편이다.

문제는 늘어난 고령층 일자리의 질이다. 제조업의 일자리가 7개월째 줄고 있고 자영업자는 7개월째, 임시직근로자는 2개월째 증가세다. 건설업, 도소매업, 운수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7만명씩 늘었다. 음식업에서도 3만명 이상 증가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인구증감에 따른 취업자 증감효과로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취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베이비붐 세대가 50대로 본격 진입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계속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청년층의 일자리 부족현상과 고령층 중심으로 일자리가 많아지는 것은 인구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향후 3~4년 정도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일신문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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