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리더’가 바뀌고 있다. 유럽발 위기로 불안하게 흔들렸던 지난해에는 방어적 성격의 필수소비재 기업이 주가상승률에서 우위를 점했다면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IT와 경기소비재 기업들이 크게 선전하며 주가상승률 상위권에 랭크한 것. 유럽 위기 진정과 미국 경기회복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의 리더도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2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의 주가상승추이를 점검한 결과 글로벌 시장을 이끈 기업들의 주요 업종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100대 기업 중 주가 상승률 상위 20위 기업 리스트에는 필수소비재 기업이 8개(40%), 헬스케어 기업이 7개(35%)로 두 업종이 75%를 차지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침체 리스크에 대한 방어주 성격의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 상위 20개 기업을 살펴본 결과 경기소비재 기업이 7개(35%), IT기업이 6개(30%)로 65%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의 리더가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에서 IT·경기소비재 기업으로 바뀐 것이다. IT·경기소비재 기업은 방어주 성격보다는 경기의 흐름을 타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지난해보다는 경기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 시각을 반영한다.

올해 각광을 받고 있는 IT기업 중에선 단연 애플이 가장 눈에 띄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애플의 주가는 49.6% 상승해 글로벌 기업 중 최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을 이은 것은 EMC·SAP·마이크로소프트·퀄컴·삼성전자 등이었다.

국내 증시에서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19.8% 상승해 글로벌기업 중 주가상승률 18위에 랭크됐다.

경기소비재 기업 중에선 자동차 기업, 특히 일본 자동차 기업이 강세를 보였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각각 2, 3위에 올랐다. 그 외 다임러, 폭스바겐도 상승률 상위종목에 랭크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상승률 상위권에 포진한 글로벌 기업들은 우리 시장에도 시사점을 준다”면서 “주가상승률 상위인 IT·자동차·정유·기계·소비재 업종 중 국내 대표기업의 밸류에이션·EPS 성장·주가 상승률 등을 비교한 결과 IT와 자동차는 저평가 매력이 여전히 높지만 정유와 기계는 대체로 글로벌 기업들과 비슷한 위치에 포진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100대 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은 1181억달러로 나타났다.

다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과 하위 10개 기업의 평균 시가총액은 각각 2845억달러와 560억달러로 차이가 5.1배에 달해 글로벌 100대 기업 내에서도 시가총액 규모 차이가 확대됐다.

 

  내일신문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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