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온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씨는 KBS-2TV에서 방영된 인기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의 간판스타다. 연예인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광고에도 출연했으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 10여 개 단체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항상 밝은 표정에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녀를 만나 한국 생활에 대해 들어 봤다.

취재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사진 전호성

 

이탈리아에서 만난 천생연분

세련되고 매력 있는 이탈리아 여성 크리스티나(31)씨. <미녀들의 수다>에 고정 출연하면서 뛰어난 미모는 물론 항상 밝은 표정과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주목을 받았다. 어눌하지만 한국어를 명료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소 센(?) 발음으로 말하는 그녀. 세계 각국에서 온 출연자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었다. 그녀는 어떻게 한국으로 왔을까? 인터뷰 당일 동행한 남편 성악가 김현준(34)씨가 자세히 설명한다. 

경희대 음대 대학원 졸업 뒤 2004년 밀라노로 유학을 간 한국인 성악가는 대학생인 크리스티나를 만났다. 그녀는 유학생에게 이탈리아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첫인상이 좋고, 상냥하고 따뜻한 데 반한 김현준씨는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통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교습을 받는 동안 서로 친밀감을 느꼈다. 함께 식사를 하고 집까지 차를 태워다주면서 친해졌다.

이들은 국적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런 것들이 아무런 문제 될 것도 없이 아주 달콤한 연애를 시작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벨기에 EU본부 인턴사원으로 채용되어 2006년까지 근무한 크리스티나. 남편이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자 모든 것을 정리하고 서울로 온다.

 

방송 출연 뒤 많은 변화가 시작된 삶

경희대학교 어학당에 자리 잡은 크리스티나. 한국에 익숙해져가는 어느 날, <미녀들의 수다> 초기에 방송을 보고 시어머니가 제안한다. “크리스티나! 너도 방송에 나가면 잘할 것 같아.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해봐라!” 평소 방송 출연에 전혀 생각이 없던 그녀는 어머니의 말씀 한마디에 선뜻 용기를 냈다.

방송 출연 후 무명의 이탈리아인 크리스티나는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특유의 재치 섞인 말투와 미모로 거리에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사인을 요청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제29회 유엔세계평화의날, 서울시인구주택총조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천도자기비엔날레 등 10여 개 단체에 홍보대사로 위촉받는다. 2008년부터는 서울시와 강남구청 외국계 거주자 지원 기관인 역삼 글로벌빌리지센터장을 맡고 있다.

“제가 주력하는 일은 아무래도 센터 업무죠. 외국인이 서울에 살면서 겪는 다양한 불편 사항을 도와주는 일을 해요. 예를 들어 외국인은 각종 고지서를 받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잘 모르거든요. 외국인을 위한 무료 한국어 강좌도 진행하고, 한국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문화 수업도 해요. 외국인이 모여서 한 달에 한 번정도 병원에 찾아가 아픈 아이들을 돌보고, 영어도 가르치고, 청소도 함께 합니다.”

 

괜찮은 남자 친구에서 좋은 남편으로

크리스티나씨 눈에 비친 한국은 평소 그리던 것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였다. 가장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문화 차이다.

“한국말도 모르고 문화도 모르니 답답했어요. 대화도 통하지 않고요. 한국인의 체면 문화는 어려워요. 싫다 좋다가 분명하지 않고 애매하죠. 음식을 권할 때 ‘괜찮다’고 하면 더 권하지 않는데, 그걸 서운해하더라고요.” 

2007년 12월 결혼 한 크리스티나씨. 새댁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어 ‘안양댁’으로 불린다. 결혼하고 달라진 점을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그녀. 남편은 결혼하고 더 잘해준다며 “괜찮은 남자 친구가 좋은 남편이 되었다”고 말한다. 결혼 5년 차인데 변함없이 발 마사지를 해주는 자상한 남편이라고. 저녁에 퇴근하는 남편과 집에서 만나는 시간이 하루 중 제일 행복하단다.

날마다 만족하며 사는 부부. 모든 것을 버리고 선택한 남편인 만큼 현실에 충실하면서 산다는 크리스티나씨의 눈빛이 진지하다. 주부지만 사회 활동도 활발한 그녀. 남편의 콘서트에서 사회를 볼 정도로 내조에도 열심이다. 보이는 이미지 그래도 솔직 담백하고 무엇보다 긍정적인 힘이 그녀의 최대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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