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DB 사업 등 국가 지식정보화 사업에도 앞장"

 
국내 신문제작, 전자출판 시스템 대표기업 서울시스템(주)이 지난달 본사를 종로에서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1단지 JnK 디지털 타워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1985년 설립해 당시에는 불모지였던 국내 신문편집과 전자 출판 시스템사업을 시작했다. 1987년에는 부설 공학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그 이듬해인 1988년에는 한국서체개발 연구원도 설립해 각종 폰트 개발을 시작했다. 그 결과 1989년 신문 제작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1993년에는 국내 최초로 신문 전체 페이지 제작 시스템 '뉴스 메이커(News Maker)' 를 개발해 주요 일간지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신문제작 시스템(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은 국제표준규격(NewsML)기반으로 통합 뉴스룸 시스템과 지면 제작기, 편집조판 및 공정관리, 특수조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통합 DB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사 분류와 기사검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1990년에는 전용 신문서체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와 함께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만5천개에 달하는 윈도우용 한자 입력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고 한글 한자 서체 국제 서체 표준화 기구에 등록했다.
 
신문용 서체와 로열폰트 시리즈는 이 회사 대표 서체로 다국어 폰트와 웹폰트, 비트맵 폰트, 아웃라인/모바일 폰트까지 지원하고 있다. 
 
신문제작 시스템은 국내 신문 시장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디지털 폰트는 아시아와 유럽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김학선 대표는 “1987년 6.10 항쟁으로 언론 수요가 늘면서 신문사가 급증했습니다. 예전처럼 수동으로 신문을 제작해서는 수요를 따라갈 수 없는 시대였습니다. 전자출판과 서체 개발에 적극 나섰던 배경입니다” 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 창립자 고 이웅근 박사가 당시 신문편집 시스템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면 애플사 등 외국 편집시스템 개발업체로부터 국내 시장을 모두 빼앗겼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 김학선 대표
신문편집 시스템 개발로 국내 시장 지켜내
 
서울시스템은 지난 1992년 국가 지식정보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사편찬위원회에서 30년간 작업해온 조선왕조실록 한글 번역본을 디지털화에 나섰던 것.
 
회사는 조선왕조실록 DB화를 위해 새로운 문자부호계의 제정, 2만자의 한자 서체 제작, 데이터편집 프로그램 개발, 검색엔진 구현에 50여 명의 기술인력을 동원했다. 
 
또 대부분 프로그램을 새로운 개념으로 설계하고 구현했다. 데이터 분류, 입력과 편집, 교정 등 전 단계에 4백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으며 출력 교정지만도 A4 용지 1백만 장에 달했다. 이같은 집념과 노력의 결과 1995년 조선왕조 실록 CD를 펴냈으며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검색 시스템을 완성해 국사편찬위원회에 제공했다.
 
나아가 1999년에는 삼국사기, 2000년에는 고려사까지 DB화에 성공함으로써 역사학계에서 '정신적 혁명'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와 함께 전자 사료관 관련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이 회사는 한국학 정보화 관련 정보화 컨설팅, 주요 역사 분야 정보시스템 유지보수 및 관리, XML 기반 한국학 관련 고문헌 DB 구축, 한국학 관련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국가 지식정보화 사업으로 제2의 도약
 
지난 2004년에는 동북아역사재단과 공동으로 고구려 벽화 고분 가상체험을 구축했다. 고구려 벽화고분 가상체험은 강서대묘, 덕흥리벽화고분, 안악3호분 벽화를 세밀하게 촬영하고 멀티미디어로 콘텐츠로 제작, 그 내용을 철저하게 고증함으로써 일반인에게 고구려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고 있다. 현재는 조선왕조실록의 사료인 승정원 일기 번역과 DB 작업하고 있다.
 
김대표는 “1996년 코스닥에 등록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고비를 맞기도 하고 창립자이신 고 이웅근 박사님이 2008년 세상을 떠나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마음을 모아 일해 회사를 살려냈습니다. 지금은 국가 지식정보화 사업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서울시스템은 G밸리 본사 이전을 계기로 제2의 창사를 준비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dream99@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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