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기대비 성장 회복기조 … 연간 3.5% 성장 달성될 것”
해외IB “1분기 저점 지났다” … 내수부진·유가상승이 위험요소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1분기 경제성장률 지표는 국내 경제가 저점을 통과했을 것이란 신호를 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한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로 2009년 3분기(1.0%) 이후 2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작년 4분기와 비교한 성장률은 0.9%로 전분기 0.3%에 비해 성장폭이 확대됐다.


 
◆”정부 경기부양책 효과” = 한은은 일단 경기바닥론에는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지만 전기대비 성장률이 정상수준으로 돌아왔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개 분기 지표로는 경기가 저점을 지났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전기대비 성장률이 0.9%란 것은 작년 2분기와 3분기 분기별 0.8%를 나타냈던 성장경로를 다시 회복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경기저점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분기별 경기흐름이 작년 4분기의 이상저하에서 벗어나 원궤도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한은은 작년 4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이 0.3%로 집계됐을 때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리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돼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었다. 김 국장은 “1분기 0.9%의 성장률로 볼 때, 우리 경제가 이달 중순 한은 조사국에서 발표한 올해 경기전망의 경로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16일 올해 우리 경제가 전년동기대비 기준으로 상반기 3.0%, 하반기 3.9%의 상저하고 흐름으로 연간 성장률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로 여겨지는 4% 안팎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세계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방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뜻이다.

전기대비로 1분기 성장세가 다시 회복된 데에는 정부소비(3.1%) 민간소비(1.0%) 설비투자(10.8%) 수출(3.4%) 등 내수와 수출이 증가한 때문이다. 김 국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조기집행 노력이 목표 이상으로 달성돼 1분기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 이같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민간부문이 잘 흡수해 민간소비도 1.0%의 양호한 성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2분기 이후 경기회복세” = 우리 경제를 보는 해외의 시각은 1분기에 우리 경제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의견이 많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주요 실물지표가 둔화돼 1분기 국내경제 성장세가 약화되기는 했으나 이는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면서 2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이 있고, 우리나라의 높은 수출경쟁력 등으로 향후 수출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란 것이다.

HSBC는 “최근 제조업체들의 투입비용 상승세가 둔화하고, 주요 수출대상국과의 FTA 체결 등으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부진 가능성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도 모건 스탠리 등은 “일본기업들의 제품가격 인하가 쉽지 않고, 한국제품 품질 향상 등이 수출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2분기 이후 경기회복세를 예상했다.

다만, 해외IB들은 국내 내수부진과 함께 국제유가 상승세가 소비자물가 상승압력을 키우고 무역수지 악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 등을 향후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꼽았다.

 

내일신문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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