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봄나들이

 반기문 기념관.
충북 음성에 가면 꽃동네가 있다. 오웅진 신부가 시작한 꽃동네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소중한 안식처이자 봉사와 기부, 배려와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의 마음과 꿈을 키울 수 있는 장소가 하나 더 있으니 음성으로 향해보자.글·사진 이동미(여행 작가)

 

아이들의 꿈은 다양하고, 이 세상엔 직업이 무척 많다. ‘지구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부터 우리나라 혹은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 다국적인 직업도 많아졌다. 그만큼 아이들은 글로벌한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엄마, 국제기구에 대해 세 가지 이상 조사해오래요.”

“음, 소라가 아는 건 뭐지?”

“UN이 국제기구이고…. IMF도 국제기구지요?”

매일 아침 배달되는 신문을 펼치면 국제연합(UN),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제연합 아동기금(UNICEF) 등 수많은 국제기구와 단체가 등장한다.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단어들인데, 그 중 UN은 반기문 사무총장으로 인해 더욱 의미 있는 국제기구다.

 

대한민국의 첫 UN사무총장 ‘반기문’
반기문 사무총장은 충북 음성에서 태어났다. 아이들이 존경할 만하고 알아야 할 교과서 속 인물은 대부분 역사 속 인물이라 그다지 재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동시대를 사는 반기문 사무총장은 아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해줄 이상적인 인물 여행 대상이다. 음성으로 향하며 UN이란 국제기구부터 이야기해보자.

“아빠, UN이 뭐예요? 무슨 약자예요? 무슨 일을 하는 곳이죠?”

“UN은 범세계적인 국제기관으로 미국 뉴욕에 본부가 있단다. 국제연합 헌장의 첫째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한다는 것이니 UN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겠지?”

“그럼 사무총장은 UN에서 무슨 일을 해요?”

국제연합에 있는 6개 주요 기관 중 하나인 국제연합사무국은 말 그대로 국제연합의 사무를 관장하는 상설 기관이다. 사무총장 1명과 사무차장 30여 명 등 직원 수만 1만5천여 명에 달한다. 사무총장은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안전보장이사회의 권고로 총회에서 임명된다. 유엔을 대표하는 총회나 이사회의 모든 회의에 참가하여 이들 기관에서 위임된 임무를 수행한다. 사무국 직원은 국제법상 외교관의 특권과 면책권이 있다.

“아이고, 뭔지 모르지만 굉장히 복잡하고 중요한 일을 하네요. 영어도 잘해야겠네요.”

“영어뿐만 아니란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영어에 능통함은 물론이고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모국어인 한국어까지 5개 국어를 하신단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유년시절 모습.
가난에서 일군 커다란 꿈
“우와~ 대단해요. 사무총장님은 집이 부자였나 보다. 맨날 비싼 외국어 학원만 다니셨나?”

“반기문 사무총장은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단다. 오히려 가난한 집안 출신이지.”

“정말요? 그런데 어떻게 UN 사무총장이 되셨어요? 어릴 때부터 외교관이 꿈이었나요?”

“사람의 인생에는 자극과 계기라는 것이 있단다. 외교관이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는구나.”

반기문 사무총장은 충주고등학교에 다녔는데 2학년 때 적십자에서 실시하는 ‘외국 학생의 미국 방문 프로그램(VISTA)’에 선발되어, 3학년 때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에 도착한 반기문은 평소 존경하던 케네디 대통령을 만났는데, 이때 외교관의 꿈을 확신했다고 한다. 케네디 대통령은 반기문에게 “네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반기문 총장은 자신의 꿈이 외교관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 한국인 고등학생이 지금 UN의 사무총장이 되었다는 것을 알면 케네디도 놀랄 것이다.

이후 반기문은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에 진학했다. 1970년 2월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외무고시에 합격해 5월 외무부에 들어갔고, 1972년 주 뉴델리 부영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자녀 성적은 부모의 학력과 재력에 비례한다?
“얘들아, 반기문 사무총장이 외교관으로 처음 부임한 곳이 인도의 뉴델리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궁금하지 않니?”

“궁금해요. 평소에 인도를 무척 좋아하셨던 거 아닐까요?”

반기문 총장은 우수한 성적 때문에 모두 선망하는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환경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북 대치 공관으로 일이 많은 인도를 일부러 지원했다고 한다. 미국보다 인도에 가면 돈을 아껴 집안에 보탤 수 있기에 지원했으니 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인도를 택한 것이다.

“우와, 외국어 잘하고 똑똑한 줄만 알았는데 착하기까지 했네요. 존경스러워요.”

아이들의 성적이 부모의 학력과 재력에 비례한다고 믿는 요즈음 사회 풍토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부임 후 반 총장은 외교관으로 성실하게 일했다. 근면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은 후배 외교관들의 모범이 되었는데, 직원들에게는 고생 많았다며 쉬라고 당부하고 자신은 1년 365일 일하기로 유명했다 한다.

부지런하고 철두철미한 업무처리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전폭적인 인정을 받던 반기문은 1991년에는 외교부 유엔과장이 되었다. 2004년 대한민국의 외교부 장관에 올랐으며, 2006년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었다. 기후변화, 핵 확산 방지, 8가지 새천년 개발 목표 달성 등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나갔다. 2011년 6월, 안보리의 만장일치와 지역 그룹 전원의 서명, 192개 회원국의 박수로 반기문 총장의 ‘연임 추천 결의안’이 총회에서 통과되었다. 그는 연임 수락 연설에서 어느 국가도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지적했으니, 유엔 사무총장의 책임감과 무게를 통감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국가 간 밀접한 관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구에 있는 여러 나라들의 평화적인 관계와 발전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국제기구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그중 범세계적인 기구인 UN의 사무총장이 대한민국 국민인 반기문이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의 풀기 힘든 문제인 가난, 전쟁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평화의 전도사인 셈. 지명도로는 미국 대통령보다 높다고들 한다. 반 총장 고향인 행치마을에는 원남에서 백마를 탄 장수가 태어나 천하를 통치할 것이란 전설이 내려오는데, 마을 어른들은 반기문 총장이 그 장수일 거라 얘기한다.

“알면 알수록 반기문 사무총장은 대단한 분인 것 같아요.”

“저도 그래요. 그런데 UN 본부가 어디 있다고 하셨죠?”

“미국에 있지. 뉴욕의 맨해튼에 있단다. UN 본부가 있는 땅은 미국 영토가 아니라 국제 영토란다. 재미있지 않니?”

“재밌어요. 그리고 미국에 가서 UN 본부를 구경하고 싶어요.”

 

TRAVEL NOTE
반기문 생가가 있는 행치마을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에 위치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생가 터는 보덕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촌이다. 광주 반씨 장절공파 행치중종 사당이 정면으로 보이고,왼쪽 맞은편에 반기문 사무총장 생가 터가 자리한다.
관람 동선 반기문 사무총장 생가 ➔ 반기문기념관 ➔ 평화랜드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