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비중 9.1% 그쳐 … 잠재성장률 하락 부추겨

우리나라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대기업과 IT쪽에 쏠려 있어 우려된다.

2일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 투자증가율이 지난해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2007년 4.2% 늘었으나 글로벌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과 2009년에는 1.9%, 1.0% 줄었고 2010년에는 5.8% 회복되다가 다시 고꾸라졌다.

기획재정부는 “투자의 추세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가 금융위기 이후 하락국면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투자가 90년대 중반까지 고속성장에 크게 기여했으나 외환위기이후 급격히 둔화돼 95~2005년엔 6.8%로 일본의 67%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70년대엔 20.3% 늘었고 80년대엔 12.6% 증가했으며 90년대엔 9.1%, 2000년대엔 3.9%로 내려앉았다.

대기업과 IT산업에 쏠려있던 설비투자가 대기업 공장의 해외이전 확대로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제조업 설비투자비중을 보면 대기업이 78.5%를 차지했고 중견기업이 12.4%, 중소기업은 9.1%에 그쳤다.

또 제조업 설비투자 중 IT산업의 비중이 90~97년엔 22.9%였으나 98~2006년엔 45.0%로 확대됐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50.9%로 확대됐다. 대기업과 IT의 투자움직임이 국가 전체의 투자규모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대기업과 IT업체들의 해외이전에 따른 해외투자가 늘면서 국내 설비투자가 위축됐다는 것. 지난해 해외투자규모는 신고기준으로 445억달러였으며 이는 2005년 96억8000만달러에서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000년대이후 설비투자증가율이 90년대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일시적인 부진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설비투자의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면서 설비투자가 단시일내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설비투자 위축은 설비와 노후화로 이어져 결국 생산능력 둔화, 잠재성장률 하락을 부추기게 된다. 이미 유형자산 중 기계장비와 운수장비 비중이 2000년 26.9%에서 2010년에는 18.4%로 낮아졌고 생산설비 노후화율은 2000년 35.5%에서 2009년에는 56.0%로 뛰어올랐다.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율은 70년대에 연평균 15.6%였으나 80년대와 90년대엔 8.2%, 6.4%로 낮아졌고 2000년대엔 4.0%로 내려앉았다.

기획재정부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면서 투자 불균형을 해소하고 구조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 외자 유치 등을 위한 입지규제 완화 등 기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일신문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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