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운 수술실을 만들겠다”

 
가산동 서울디지털2단지에 있는 의료기기 업체 ㈜엠에스라인 이엔지 (대표 함재상)는 1년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방사선 차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세라믹기술연구원에서 2011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선정될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함재상 대표는 사업시작전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 회사에서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 영업을 했다. 그 당시 장비의 투과력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의료진의 방사능 피폭문제를 소홀히 여겼다. 평소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진 함대표는 2008년 방사선 차폐기술 개발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의료진은 방사능 피폭 때문에 납방호복을 입고 집도에 들어가는데 납방호복은 무거울 뿐만 아니라 100% 차폐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의사들의 60~70%가 방호복을 벗고 집도에 들어가 방사능 위협에 그대로 노출된다” 함 대표는 사업 시작 배경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해로운 방사선을 잡아낸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허용량은 1년에 1mSv(밀리시버트)이며 자연방사능 수치는 2.4mSv이다.

방사선작업종사자는 연간 50mSv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5년간 100mSv로 한도를 정하고 있지만 의사는 연간 100mSv를 한도로 설정돼 있어 발암율이 타 직업군에 비해 높다.

CT촬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봐가며 시술하는 마취통증과와 신경외과 의사들의 경우, 납방호복을 벗고 집도할 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방사선을 자주 취급하는 외과의사 발암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외에도 방사선을 다루는 모든 의료진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 이유는 방사선 장비 사용 시 환자의 몸을 맞고 튕겨져 나오는 해로운 산란방사선 때문이다.

수술실이 2개 이상인 경우엔 차폐시설 관련 법규마저 없는 실정이다.

현재 수술실에서 표준으로 사용되는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는 지속적으로 방사선을 쪼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방사능 피폭량이 예전에 비해 늘어난 실정이다. 그 대책으로 납방호복을 입고 수술하도록 하고 있으나 무게 등의 이유로 의료진이 이를 기피하는 바람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함대표는 엑스레이 튜브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위해방사선’을 차폐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함대표가 개발한 위해방사선 차단 장치(CVP-2)는 산란 방사선을 잡아내 평균 차폐율이 90%에 이른다. 납방호복을 입지 않아도 의료진의 방사능 피폭문제를 상당량 해결할 수 있다. 의사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2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ISO 인증(2011)을 획득했다. 현재 유럽규격인증마크(CE)마크 인증 최종 심사 중이다.

 

 
국내 출시와 더불어 해외로 진출

함 대표는 “과거 의료기 메이커 기업에서 영업을 할 때 알고 지내던 대학병원 교수들의 구매문의가 자주 온다” 며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샘플 테스트 마무리와 제품 양산화”라고 말했다.

7월 중순 제품 출시를 목표로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방사선 장비와 호환성을 위해 최종 샘플 테스트 중이다. 함대표는 “방사선 차폐기술 성능 테스트를 하려면 방사능 측정을 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시간이 좀 걸린다”며 “제품이 출시 되는대로 바로 가져오라는 요청이 많아 품질 테스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제품 출시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출시 이후 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방사선 장비 대부분이 외산이기 때문에 판로 개척만 가능하다면 해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함 대표는 2006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방사능 방출 제품에 대한 기준치를 높여 잡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능에 유출에 대한 우려의 여파가 방사선 장비에까지 미쳤기 때문이다.

함 대표는 “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산업분야 역시 방사선 문제가 심각하다” 며 산업용 방사선 차폐 제품 개발을 강조했다. 새로운 방사선 차폐 기술이 해외에 소개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경호기자 nathansin@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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