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은 음식 천국! 쇼핑을 하다 허기진 배를 채워줄 맛집이 가득하다. 핵심은 남대문시장 2번 게이트부터 6번 게이트까지 이어진 300m 남짓한 직선 골목길이다. 이곳만 제대로 파악하면 주말 남대문시장 나들이가 더욱 맛있다.

취재·사진 박지현 리포터 true100@empal.com 일러스트 김희정

 

갈치조림 골목 ★★★★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갈치조림 골목이다. 이곳에는 20여 곳의 가게가 촘촘히 붙어 있다. 왕성 희락 전주식당 등 여러 곳에 가본 경험에 따르면 가격과 구성, 맛은 비슷한 수준이다. 기본 2인분을 주문하면 갈치 네 토막이 담긴 조림에 달걀찜 공기밥이 나온다. 가게마다 반찬만 조금씩 다르다.

TRY 이곳 갈치조림은 ‘매콤한’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유명세만큼 갈치나 무가 ‘특별히’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오히려 달걀찜이 부드럽고 맛있다). 여기에 갈치 가격이 비싸서인지 두께가 좀 얇은 편이었다. 즉 맛집 분위기에 취해서 한번쯤 들르기에 괜찮은 곳이라 하겠다. 다만 더운 날씨에 찾는다면 최대한 내부가 시원한 곳을 선택하시라. 벽걸이형 에어컨에 선풍기가 전부인 탓에 사람들이 북적대면 생각보다 덥다. 키 낮은 다락방은 더더욱!

INFO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9시(가게마다 조금씩 다름) 휴무일 일부 가게는 일요일에 쉼 가격 기본 2인분 1만4천 원 위치 사탕 도매 가게 ‘사탕궁전’과 문구점 ‘대화문구’ 사이 골목

 


호떡삼국지 ★★
SBS-TV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주인공이 운영하는 호떡 가게다. 대표 메뉴는 검은깨가 송송 박힌 꿀호떡. 여기에 사이드 메뉴로 베이컨 떡 고추핫바 등이 진열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핫바에 뿌려먹는 소스다. 케첩 외에도 ‘대충 매운’소스와 ‘완전 매운’ 소스가 있어 골라서 뿌려 먹을 수 있다.

TRY 방송에 나왔다고 5천만 국민의 맛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이곳의 대표 메뉴인 꿀호떡은 도대체 어떤 부분이 훌륭한지 알 수가 없었다. 혹자는 담백한 맛이 좋다고 하는데, 리포터가 찾았을 때는 기름기가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동네 꿀호떡과 맛은 비슷한데 가격은 비싼 느낌이었다. 굳이 선택한다면 호떡보다 핫바가 나을 듯. 가장 인기가 많다는 고추핫바는 매콤한 맛이 강해서 입안에 침이 돌았다. 핫바를 먹는다면 안쪽에 위치한 노점상 ‘왕핫바’도 괜찮다.

INFO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7시 가격 꿀호떡 1천 원, 고추핫바 1천500원 문의 02-755-0553 위치 2번 게이트와 중앙상가 맞은편, 두 곳에서 영업 중

 

잡채호떡 ★★★★
남대문시장에 야채호떡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 아닐까 싶다. 이곳의 자랑은 당면, 양파, 부추, 당근 등을 가득 넣은 잡채호떡이다(원래 야채호떡인데 잡채가 들어가는데다 다른 곳과 구분하기 위해 보통 잡채호떡이라 부른다). 특히 소가 짭짤한 것이 특징. 메뉴는 잡채와 꿀호떡 두 가지, 단연 잡채호떡이 인기다.

TRY 간식이 아니라 밥에 가깝다! 워낙 속이 다부지게 들어간데다 기름기가 많아서 한 개만 먹어도 밥 생각이 싹 사라진다. 다만 기름이 많은 것은 감안해야 할 듯. 실제로 기름판 위의 호떡은 마치 수영하는 듯한 모양새다. 다행히 브랜드 기름통을 쌓아두었다가 손님들 앞에서 들이부어  기름의 질은 믿을 수 있다.

INFO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 가격 잡채(야채)호떡 1천 원, 꿀호떡 700원

 

PLUS TIP!

길거리 음식, 뉴 페이스는?
가장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生’레모네이드 음료.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수입 물량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카페에서나 맛보던 레모네이드를 남대문시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길거리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손님이 주문하면 현장에서 바로 생레몬 한 개의 즙을 짜고, 여기에 사이다와 얼음, 시럽을 넣으면 완성! 일회용 비닐팩에 빨대를 꽂아주어 마시다가 휴지통에 버리기에도 편하다.  2천500원으로 가격은 다소 비싸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쪽과일 노점상도 대거 등장했다. 300m 길 위에만 대충 너덧 곳의 쪽과일 노점상이 영업 중이다. 수박, 멜론, 파인애플은 기본, 여기에 참외까지 가세했다. 가격은 개당 1천 원. 종류가 다양하기로는 6번 게이트 쪽 노점상이 단연 우위다.

 


칼국수 골목 ★★★★
보리밥과 칼국수가 대표 메뉴라서 ‘칼국수 골목’ 혹은 ‘보리밥 골목’으로 불린다. 이곳의 인기 요인은 서비스 음식에 있다. 가령 보리밥을 주문하면 칼국수와 비빔냉면이, 칼국수를 주문하면 보리밥과 비빔냉면이 공짜로 나온다. 단돈 5천 원에 3종 세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는 얘기다.

TRY 맛을 따지자면 보리밥과 비빔냉면은 보통, 칼국수가 의외의 안타다. ‘손’칼국수답게 면발이 굵고 쫄깃하다. 다만 점심시간에 찾으면 정신줄 놓기 딱 좋다. 다닥다닥 붙은 가게들의 신경전이 심해서 분위기가 살벌하다. 가령 가장 유명한 집에 늘어선 줄이 옆집을 침범하면 호통이 떨어진다. 여기에 공간은 좁은데 그릇 수는 많고 다음 손님이 기다리니까 정신없이 먹다가 얼른 일어서야 한다. 점심시간을 피하는 것이 최선! 남해식당이 가장 유명하나 경험상 맛은 가게마다 비슷하다.

INFO 영업시간 오전 6시~오후 9시(가게마다 다름) 휴무일 일부 가게는 일요일에 쉼 가격 비빔밥 5천 원, 칼국수 4천500원 위치 세계로 안경타운 바로 옆 골목

 


식도락왕만두★★★★
화재로 폐점했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이곳의 메뉴는 오로지 두 가지, 왕찐빵과 왕만두다. 좁은 매장은 빛의 속도로 만두와 찐빵을 빚어대는 직원 4~5명이 차지하는 탓에 손님은 포장 주문만 가능하다. 다른 곳과 달리 찐빵 시식이 가능한 것도 강점. 대형 마트처럼 주인아저씨가 수시로 찐빵을 가위로 잘라서 내놓는다.

TRY 찐빵이 쫄깃하고 앙금 맛이 찐하다. 주변에 위치한 다른 가게의 찐빵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남대문시장 쇼핑을 즐기면서 한 손에 들고 먹기에 딱 좋다. 여기에 왕만두는 기름기가 적고 부추가 많아서 여성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다만 ‘경축, 이명박 대통령님 다녀가신 집’ ‘남대문시장 줄 서서 포장하는 집’이라는 자화자찬 현수막은 다소 부담스럽더라.

INFO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8시 가격 왕찐빵 1천 원, 왕만두(5개) 2천 원 문의 02-319-1333

 


부원면옥 ★★★★
3대째 평양냉면의 맛을 전파하는 곳이다. 내부에는 유명 인사들의 사인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표 메뉴는 물냉면, 닭무침, 빈대떡 삼총사. 여름철에는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물냉면이 단연 인기다. 절인 오이, 새콤한 무, 찐 달걀이 고명으로 올려지는데 특히 돼지고기 수육이 두툼한 것이 특징이다.

TRY 사골로 우려낸 물냉면의 국물은 심심한 듯 담백하다. 리포터처럼 담백한 맛을 원하는 주부에게 적당할 듯. 여자 얼굴만 한 그릇에 물냉면이 나오는데 국물이 시원하고 면발이 쫄깃해서 금세 비운다. 사이드 메뉴로는 손바닥만 한 빈대떡을 추천한다. 단 돼지기름 냄새가 강해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휴무일 첫째·셋째 일요일 가격 물냉면 6천 원, 비빔냉면 6천500원. 빈대떡 3천500원 문의 02-753-7728 위치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로 나와 첫 번째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간판이 보인다.

 


PLUS TIP!   

남대문시장 맛집에 임하는 자세!?
남대문시장 맛집은 가격이 싸고 양이 푸짐한 대신 서비스 정신은 가출(?) 상태다.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주인이 왕이다. 알아서 똑바로 줄을 서야 하며. 계산할 때는 빨리빨리 돈을 지불해야 한다. 참, 이곳에서 신용카드는 살짝 집어넣으시라. 웬만하면 현금 결제다.

점심시간은 가급적 피한다. 긴 줄에 합류하는 것은 기본, 설령 자리를 차지한다 해도 분위기상 금방 먹고 일어서야 한다. 여유롭게 맛을 즐기기엔 상황이 너무 분주하다.

맛집은 대개 아침 장사로 시작해서 저녁 7시면 슬슬 문을 닫는다. 오후에 쇼핑하다 저녁 늦게 찾는다면 후회하기 쉽다. 추천 시간은 가게가 가장 한적한 토요일 오후 3~4시. 일요일은 가게마다 쉬는 곳이 꽤 있다.

맛집을 찾다 ‘그’ 집이 어딘지 모르겠다면 지도에 표시된 관광안내센터를 방문한다. 쇼핑과 맛집 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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