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G밸리 중소기업 혁신과 성장 전략'

21세기엔 제4 자본, ‘긍정심리’에 주목
G밸리 ‘행복나눔 125’ 운동 필요 … 1일1선(善), 1월2독(讀), 1일5감(感)

 

제12회 G밸리 CEO포럼에선 손욱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가 강연했다. 손 교수는 “대한민국이 2만불 시대를 넘어서기 위해선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를 통해 사람을 바꾸는 혁신이 이루어져야 행복해지고 소통과 화합이 일어나며 융합 촉발력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창의적·긍정적인 업무환경이 조성되면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욱 교수의 강연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주>

사람이 행복해야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임직원의 행복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기업이 사랑받기 위해선 구성원뿐만 아니라 기존의 가치까지 바뀌어야 한다.   

최근 ‘시큐리티 홀’이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SNS를 통해 순식간에 정보가 새어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결국 SNS는 기업의 블랙홀이 돼버렸는데, 이는 개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변해야 기업의 가치 또한 보장받을 수 있다. 기업은 경제 생태계를 이끌어 나가야 할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야 사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 후 68일 동안 글로벌TV시장 벤치마킹을 시작했다. 유럽과 일본 기업을 방문해 직접 몸으로 체험했다. 세계1등의 비결을 습득하기 위해서다. 몸으로 깨달아야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그 결과 삼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새로운 자본, 긍정심리
새로운 자본으로 떠오르는 ‘긍정심리’가 중요하다. 과거엔 제1의 자본인 경제적 자원이 가장 중요했다. 21세기에 들어 개개인 역량을 살리기 위한 제2 자본인 인적자원이 부각됐다. 이건희 회장은 한 사람의 인재가 수십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강조했다. 신뢰를 통한 시너지 창출, 제3의 자원인 관계자원이 부각됐고 1998년엔 제4자본인 긍정심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에 등장한 신개념이기 때문에 도입단계에 있다. 아직 이해가 쉽지 않겠으나, 쉽게 말해 신바람 나는 조직, 신바람 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제4자본의 기본 철학이다.

대한민국 사회적 갈등비용은 GDP의 27%다. 한해에 갈등으로 소모되는 비용이 3~40%가량인데, 그 중에 제조업은 30%, 서비스업종은 40%의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낭비만 없애도 기업이 바뀔 수 있다.

가장 큰 낭비는 사람들의 지혜와 창의력을 낭비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 서로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행복해지며 이를 통해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업무환경 조성이 가능하다. 

성공은 태도에 달려있다. 임직원과 리더의 태도 중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마음을 바꿔야 행복한 임직원과 가정을 만들 수 있다. 가정이 행복해야 일할 맛이 나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상호존중을 뜻하며 상호 존중과 공감대 형성을 가능케 한다. 미래지향적 기업경영을 위해선 지속적으로 감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포스코ICT 성과 비결은 ‘감사’
포스코ICT는 과거 성과몰입도 꼴찌에서 현재 1등으로 변모했다. 비결은 감사습관화다. 감사쓰기는 그날 감사했던 일을 적는 것이다. 쉬워 보일 수 있으나 감사쓰기를 하면 참여자 중 80%는 3일 안에 이탈하게 된다. 나머지 20%에 의해 감사쓰기가 지속되고 서로에게 감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감사를 선도하는 정신문화가 형성된다.

우리나라 사람은 종종 이스라엘 사람과 비교된다. 우리는 유태인을 하루아침에 게으름뱅이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부지런하다.

하지만 우리 민족과 유태인 사이에는 도전정신과 성취욕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 유태인은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이지만 우리는 너 죽고 나 죽자는 마인드다. 그래서 우리가 이겼지만 그럼에도 GDP 2만불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감사하는 마음의 부재 때문이다. 서양은 ‘Thank You’ 문화 정착으로 감사할 줄 알았다.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 개개인 역량 발휘가 극대화돼 그만큼 부의 축적이 빨랐다.

우리도 세종대왕 때는 서로 범사에 감사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시대였다. 토론문화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거리낌 없이 반론할 수 있는 시대적 분위기는 생업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창출해냈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서 일류기업 1000개 임직원의 역량발휘를 조사해보니 자기 역량의 20%를 생산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0%밖에 발휘를 못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차이를 좁히는 것이 긍정심리. 범사에 감사함이 긍정심리를 좌우한다.

 

감사를 표현하는 습관
1만 번을 이야기하면 이뤄진다는 과학적 결과가 발표됐다.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결과는 실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표현에 서투르다. 감사함을 알고도 제대로 표현을 실천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기 일쑤다.

어떤 아들이 자기 어머니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감사의 말을 직접 전하지 못 하고 편지를 썼다. 어머니가 그것을 보고 ‘내 자식이 자살하려나 보다’ 생각하며 급하게 자식을 찾았다는 우스게 이야기도 있다.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지만 형식적인 실천은 오히려 독이 된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세계 최저수준으로,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 하고 살아간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단점을 보완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장점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

김연아와 박지성에게 공부만을 강요했다면 지금과 같은 월드스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을 권하고 칭찬해야 한다. 우리는 칭찬을 자주 해온 민족으로 정초 세배 덕담과 폐백이 그러한데, 점점 칭찬과 감사의 문화가 사라져 간다. 과거 행해졌던 칭찬의 문화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서양인은 좌뇌로 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반면 동양인은 우뇌로 감성을 추구하는 차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논리적인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우리에게 알맞은 논리 실천으로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실천 문화와 범사에 감사함을 다시 살려내면 여러분들이 달라질 것이고 G밸리가 달라질 것이다. 

 

신경호기자 nathansin@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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