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입만큼 말을 한다’는 말이 있다. 건강한 사람은 눈이 반짝반짝 생기 있고 윤기가 넘치지만, 아픈 사람은 눈이 흐리고 탁하며 힘이 없다. 그래서 눈을 우리 몸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등에 비유하기도 한다. 간이 안 좋을 때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대표적이다. 병이 악화되기 전에 눈에서 나타나는 전조증상들.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눈이 보내는 이상 신호에 주목해보자.

취재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도움말 이재범 원장(연세플러스안과)  참고 서적 <전조증상만 알아도 병을 고칠 수 있다>

 

Case 1
저녁때 눈꺼풀에 힘이 없다면  중증근무력증 의심을

눈에 힘이 없고 눈꺼풀이 무거우면 피곤한가 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질병을 의심해볼 것. 하루 종일 눈이 처져 있다면 안검하수로 진단할 수 있다. 반면 아침에는 괜찮다가 오후가 되면서 눈이 무겁고 자꾸 감기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중증근무력증을 의심해야 한다. 중증근무력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근력 약화와 근육 피로다. 근력 약화는 피곤하면 심해지기 때문에 대개 아침에는 증상이 경미하다가 오후에 심해진다. 잠시 쉬거나 잠을 자면 좋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중증 근무력증 환자의 85%는 초기 증상이 눈에만 나타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다른 부위 근육까지 침범한다.

 일반적인 안검하수는 눈을 뜨게 하는 안검거근이라는 근육 강화 수술을, 중증근무력증에는 항아세틸콜린에스터레이즈를 투여하거나 면역요법, 가슴샘 절제술 등이 필요하다.

 

Case 2
다크서클로 병을 알 수 있다?

축농증이나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다크서클이 생길 수 있다. 콧속 점막이 부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면 코 뒤쪽에서 눈 밑으로 이어지는 혈관이 막혀 푸르게 보이는 것. 이를 알레르기 샤이너라고 부른다. 소화가 잘 안 되면 다크서클이 생긴다는 속설은 사실무근이다. 암에 걸렸거나 간 기능에 문제가 있어 다크서클이 짙어질 때는 얼굴이 전체적으로 거무스름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다크서클과 다르다.

 

Case 3
파르르 눈가 떨림, 뇌졸중 전조증상?

몇 초에서 길게는 1〜2분 동안 눈 주위가 파르르 떨리는 현상은 대부분 피로 때문에 생긴다. 지나치게 피곤하거나 과도한 흡연과 음주, 카페인을 비롯한 약물, 눈꺼풀 안에 이물질이 있을 때, 수면이 부족할 때도 눈가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잘 쉬고 숙면을 푹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커피를 비롯한 모든 차, 콜라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을 끊을 것. 몸에 이온 밸런스가 맞지 않을 때도 눈가 떨림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망간과 마그네슘 등이 포함된 비타민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도 호전되지 않으면 보톡스 주사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Case 4
눈꺼풀이 붓고 빨갛다면 알레르기 체크를

눈꺼풀이 붉거나 가렵고 통증이 있을 때는 알레르기성 질환과 아토피, 안검염(눈꺼풀 염증), 갑상샘 질환 여부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결막염이 있어 가렵고 붉어진 경우 약물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곤충에 물리거나 손상을 당해 눈꺼풀이 붉게 붓는 경우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축농증의 합병증이 원인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축농증으로 인해 눈꺼풀이 붓고 눈 주변이 벌겋게 된다면 이는 축농증을 일으키는 균이 눈 주위 조직에 스며들거나, 심한 경우 뇌막이나 뇌실질에 균이 퍼져 위험할 수 있다. 응급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입원 뒤 고농도의 항생제 치료가 불가피하다.

반면 단순히 눈꺼풀이 붉어지거나 가려운 증상 없이 붓기만 했다면 더운 날씨나 생리 전 호르몬 변화, 짠 음식을 먹어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므로 안심해도 된다.

 

Case 5
안구가 돌출했을 땐 자가면역질환 발병 확인을
안구가 돌출했을 땐 갑상샘항진증이나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그레이브스병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갑상샘항진증이 걸리면 과도하게 분비된 호르몬에 의해 염증 세포가 눈 주변 조직에 침착되어 눈이 튀어나온다. 이 염증 세포가 눈을 움직이는 안근에 쌓이면 섬유화를 일으켜 눈을 움직이는 데 지장이 생긴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다. 일단 조직 변화가 시작되면 항갑상샘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호전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드물지만 그레이브스병에 따른 안구돌출도 있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가항체가 갑상샘을 자극해 호르몬의 과도한 분비를 유도하는 질환.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갑상샘을 유해 물질 기관으로 오인,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혈액을 통해 자가항체 검사를 해보면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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