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로 덩치 줄이기 … 동양증권 145명 줄어

55개 지점 이미 폐쇄, 32개 추가 통폐합 예고

극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 증권사들이 인력을 줄이고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덩치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561명의 직원이 줄었고 55개의 지점이 없어졌다. 추가로 32개의 지점 폐쇄도 진행하고 있다.

증권업계 직원들은 증권가에 몰아치는 구조조정 한파로 임금삭감과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임직원 561명 줄어 … 직원 줄이면서 임원은 늘린 증권사도 있어 = 2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사 임직원수(투자상담사, 기타 직원 제외)는 총 561명이 감소했다.

6월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국내증권사 43개사는 정규직원 269명, 계약직원은 257명이 줄었다.

그러나 임원수는 변동이 없었다. 외국계증권사 20개사도 몸집 줄이기에 나서 전체 임직원은 27명이 감소했는데 외국계 증권사는 임원 11명, 정직원 46명을 줄이고 계약직원은 22명 오히려 늘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동양증권이 145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미래에셋증권은 131명이 줄었고 삼성증권 86명, 한화증권 63명, 대우증권 45명, 대신증권 41명, 동부증권 37명, IBK투자증권 35명, 현대증권 32명 순으로 인원이 감축됐다.

각 증권사에서는 “인위적인 감원은 아니라 이직 등으로 인한 자연 감소”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증권사 직원들은 재계약을 못 하면 어떻게 하나, 우리 지점이 없어지면 어디로 가야 하나 등으로 떨고 있는 상황이다.

임직원수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신입사원을 새로 충원하지 않는 점도 있다. 지난해와 달리 상반기에 여러 증권사들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하지 않았고 하반기 신규 직원채용 계획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를 줄이는 상황에서 정작 임원은 늘리는 증권사들도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말보다 직원 70명이 줄어든 가운데 임원은 오히려 7명이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전년 말보다 임원수가 7명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이트레이드증권의 임원은 각 4명씩 늘었다.

NH농협증권도 임원이 3명 늘었는데 같은 기간 직원은 21명 감소됐다. 현대, 교보증권은 2명, 대우, 신영, 우리투자증권은 1명씩 임원이 늘었다.

 

◆고정비용부담을 줄이자 … 이어지는 지점 통폐합 = 각 지점별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은 고정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지점 통폐합을 하고 있다. 금투협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62개 증권사의 국내지점은 1744개다. 1년 전 1799개 지점에서 55개 지점이 줄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6월말 이후 1년간 35개 지점을 줄였다. 미래에셋증권은 19개 지점을 통폐합했고 IBK투자증권은 5개 지점, 한화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각 3개 지점을 줄였다.

각 증권사에서는 지점의 통폐합을 “HTS(홈트레이딩시스템)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이 활성화 되면서 지점의 역할이 줄어드는 점”과 “자산관리 중심의 영업을 위해 지점의 대형화를 모색하는 것”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을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지점 통폐합의 실제 가장 큰 이유는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지점 수를 줄이면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증권사의 실적개선을 위해 이후에도 지점을 줄이는 증권사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년간 19개 지점을 줄인데 이어 오는 9월까지 20개 지점을 추가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32개 중 12개 지점을 줄인다. 토러스투자증권은 마지막 지점까지 폐쇄하면서 영업점을 모두 철수, 이달부터 무점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내일신문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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