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가동률 35개월래 최저 …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수출·내수 동반 악화로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대내적으로는 소비심리가 위축됐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선, IT 등 주력분야의 해외수요도 감소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와중에 운전자금 수요는 늘어나는데 대출은 만만치 않다고 호소한다. 

30일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여러 지표에서 나타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1351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동률조사에 따르면 7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달(70.8%)보다 0.5%p 하락한 70.3%를 기록했다. 이는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2009년 8월(69.1%) 이후 최저수준이다. 35개월래 최저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중소 제조업체들의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선되리라는 기대감도 약한 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9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85.3을 기록했다. 이는 8월(80.8)보다는 상승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기준선인 100 아래에 밑돌고 있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SBHI(Small Business Health Index, 건강도지수)가 100 이상이면 다음 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음을 나타내고 100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중소기업들이 최대 경영애로,점은 내수부진(62.3%)이 꼽혔다. 내수부진은 4개월 연속 가장 높은 응답비율을 기록하게 됐다.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또다른 경영애로점은 자금 부분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운전자금 수요가 늘 것이란 업체는 45.0%로, 감소할 것이란 업체(18.8%)보다 2배 이상이었다. 투자를 위한 자금수요는 줄어들지만 당장 사업을 돌리는 운전자금 수요는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들의 대출수요는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2분기 16을 기록했던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는 올 3분기 31로 뛸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수요지수는 정(+)이면 대출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금융기관이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보다 더 많음을 의미한다.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가 30대로 올라간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내수 부진, 수출 둔화 등으로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는 여전히 차갑다. 한국은행이 시중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3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는 기준치가 0으로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한다. 이 지수가 높으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영업에 나선다는 뜻이다.

 

내일신문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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