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G밸리 중소기업을 위한 중진공의 지원정책'

제14회 G밸리CEO포럼 -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융·복합, 중소기업 성장 최우선 과제
“중소기업의 마케팅 능력 강화와 미래의 흐름을 읽어내는 힘이 필요한 때”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 19일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에서 열린 제14회 G밸리CEO포럼에서 다가오는 저성장과 경제 침체기에 대응하기 위한 고부가가치기술 개발 투자와 중소기업을 위한 B2C 판로개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능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강연 내용을 정리했다.

세계적으로 기업가정신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유럽재정위기 이후 ‘오큐파이 월스트리트(OWS)’와 같이 사회적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양극화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이 심화되고 있음은 물론 경제 포화 상태에서 여전히 성장 위주의 정책만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밀려 설자리를 잃은 중소기업들이 고통 받고 있다.

국내에선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와 같은 경쟁 중심 정책만을 취해와 실제 경쟁력 기반이 취약하다. 현재 세계 경제 성장엔진 냉각과 중국·EU 경제 리스크에 맞물려 평균가동률이 급락하고 재고가 쌓이고 있다.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 또한 타격이 크다.

성장률 또한 3% 이하가 예상돼 앞으로 저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중소기업 생태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지난 10여년간 3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중소제조업 부가가치 또한 지속 성장해 50.5%를 보이고 있어 대기업(49.5%)에 비해 높은 기여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연구개발비는 2005년 이후 연평균 18.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10.5%)과 중견기업(9.6%)의 증가율을 훨씬 상회한다.

한국 경제는 본격적인 경제개발 60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다. 53년 국민소득(GNI) 67달러에서 2011년에는 2만불을 돌파했다. 중소기업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6·25사변 이후 직접 머리를 잘라 가발을 수출하다가 현재엔 철강, 조선, 스마트폰 등을 수출하고 있다. 산업화 역사를 2~3세기동안 이어온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과 비교하면 기적에 가까운 성장이다.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정부는 60년대에는 협동조합법, 단체수의계약제도, 중소기업기본법 등의 육성의 법적 체계를 마련하고 7~80년대엔 계열화촉진법, 고유업종제도, 지정계열화제도 등 대기업 위주 경제 발전에서 대·중소기업간 계열화 중심 정책을 펼쳤다.

90년대와 21세기에 들어서는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와 구조고도화 정책을 펼쳐왔으며 현재는 중소기업 경쟁력 기반 강화와 동반성장을 위주로 성장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 침체 탈출은 기술력 확보가 관건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은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하는 B2B가 대부분이며 원가절감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청기업 중심의 구조로 독립성이 결여돼 대기업 침체가 중소기업 침체로 이어져 중소기업 판로단순화와 납품단가 문제 등을 야기한다. B2B에서 B2C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 대안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해외진출이 떠오르고 있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매출 천억을 달성한 기업들은 높은 연구개발(R&D) 투자와 수출을 통한 매출 확대가 두드러진다. 벤처천억기업의 매출액대비 평균 R&D 비율은 일반 중소기업의 3배에 달한다. 기업의 모든 성장단계에서 최우선 과제는 기술력으로, 미래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시장 판도에 맞춘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시장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진출 또한 중요한 요소다. 내수형 기업 평균매출액이 1669억원으로 증가율이 32.8%인 것에 비해 수출형 기업의 매출액은 1974억원으로 42.6%로 해외 매출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국내매출기업보다 높다.

이로 인해 기업의 생존율이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스타트업 기업 생존율은 3년 후 50%로 급감하지만 기술집약적 기업의 경우 3년 후 생존율은 86%, 5년 후 생존율은 70%로 높은 생존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흐름을 읽어야
노키아와 코닥, 소니는 닮은 구석이 많다. 모두 자기 분야의 1위였고, 시대적인 변화를 거절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을 최초로 개발했으나 거듭되는 개발 실패와 심비안 OS 고립으로 경영악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지만 변화를 거부하고 기존의 필름 사업에 주력하는 사이 캐논과 니콘에게 시장을 빼앗겼다. 소니는 TV 시장 세계 1위였지만 TV와 워크맨 성공 이후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 해 삼성과 엘지에게 시장을 내줘야 했다. 

기술력은 물론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힘이 필요함은 물론 융·복합 확산 추세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 제품과 제품, 서비스와 서비스를 조합해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산업을 출현시켜 기존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 모색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기술적 진보를 통한 미래를 예측해 미리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선도하기 위해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포춘(Fortune)이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92%가 하나 이상의 SNS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미국 B2B 바이어의 59%는 구매업무와 관련된 지식, 노하우, 경험을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으며 20%는 판매자와 직접 연결돼 있을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또한 저상장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지속성장 한계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양극화 문제 또한 심화되고 있다.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돼버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다른 나라에 비해 그 정도가 약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역 간, 소득계층 간 등 점차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청년창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창업의지와 기술이 있으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 정신 확산과 성공모델 발굴이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신경호 기자 khshin@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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