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대공황의 끝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미국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케인즈 이론을 받아들여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을 완화시켰지만 호경기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 본격화되었다. 반면 독일 이탈리아 일본은 침략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엄청난 재앙을 일으켰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불황이 2008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되었다. 리만 브라더스발 금융위기이다. 4년이 지났지만 L자형 장기불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경제를 낙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올리비에 블량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가 최소한 2018년까지 호전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출 전망까지 어두워지면서 기업 등 상시구조조정 체제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달러를 헬리콥터에서 무한정 살포한다는 별명까지 얻어가며 달러를 퍼부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신통치 못하다. 실업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양극화가 완화되고 실물경제가 나아지지 않는 한 돈을 푸는 것만으로는 경제가 회복될 수 없다.   
 
지금 세계는 화폐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2009년 이후 미국은 연준(FRB)에서 약 3조달러, 그리고 재정에서 1조달러를 풀어 자국경제를 방어하려 한다. 
 
이런 미국경제의 부담이 전이되어 그리스 스페인 등 약한 고리인 남유럽에서 먼저 재정위기가 표출되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남유럽발 재정위기의 불길이 더 이상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약 1조유로를 시장에 풀었지만 불씨는 잠재돼 있다. 
 
당연히 일본 엔화는 강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일본중앙은행(BOJ)도 돈을 풀기 시작했다. 10월 30일 11조엔을 푸는 등 91조엔을 시장에 쏟아 부어 엔화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른바 선진국 3개권역에서 화폐전쟁이 시작됐다. 그 여파로 우리나라 원화는 지난 5개월 사이 6.6%로 너무나 급격히 하락했다(원화가치절상). 유탄을 맞은 것이다. 
 
정권교체기라 투자도 안되고 양극화가 심화돼 내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오직 수출만 쳐다보고 있던 우리 한국경제가 수출까지 어려워지면서 올해 3분기 전기대비 0.2% 성장밖에 하지 못하는 L자형으로 가고 있다.  
 
여기에 뒤늦게 중국도 끼어들었다. 위안화가 강세가 되자 이제까지 썼던 지준율 인하 방법 대신 역RP(환매조건부채권)거래라는 수단을 동원해 3950억위안(약 71조원)을 풀어 수출기업의 어려움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두 각 나라의 일자리를 지키려는 목적 때문이다. 
 
가계·기업·정부 모두 기초체력 다져야 한다
화폐전쟁은 무역전쟁임과 동시에 일자리 쟁탈전쟁이다. 일자리는 표이므로 바로 정치가 된다. 국제정치에서 전쟁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지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다. 바로 이스라엘을 밀어주는 서방세력과 이란을 지지하는 이슬람 등 반서방세력간의 전쟁이 그것이다. 그것은 또다른 비극이다. 이것은 기름값의 폭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가뜩이나 미국 등 북반부의 가뭄으로 밀 옥수수 등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3차 오일쇼크와 같은 사태까지 나오면 우리경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사실 1998년 외환위기 때는 금모으기 운동 등 우리국민들의 통일된 의지를 기초로 좋은 세계경제 환경 속에서 환율을 높여 단기간에 위기극복이 가능했다. 
 
그 때와는 달리 이번 경제위기는 장기불황이다. 화폐전쟁의 끝이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가계 기업 정부 모두 오늘 한그루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부채를 줄이는 등 기초체력을 다지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내일신문  장/명/국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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