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시대의 기술 컨설팅•인력 양성 전문기관
“글로벌 대기업과 맞서 경쟁력 갖춘 중소 벤처기업 양성”

 
최근 구로동 디지털1단지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전자부품·재료설계인력교육센터(EMDEC)가 한국 첨단기술·경영진흥원(이하 K·EMDEC)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K·EMDEC은 지난 달 30일 총회를 열어 초대 회장으로 유희열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이 선임하고 2013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이날 이사회와 8개 분과위원회(소재부품, Module, System, 교육서비스·컨텐츠, IT융합, MOT, S/W, 대외협력)도 확정했다. 

지난 김대중 정부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내고 국내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을 종합 관리하는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을 역임한바 있다.

유회장은 “물이 끓어 증기가 생기고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 끓는 점에서 온도 1도를 더 올리는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K·EMDEC가 국내 IT 산업계에 1도와 같은 존재로 자리잡을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테크노 해적이 필요한 때”
유회장은 16세기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찌른 영국 함대를 예로 들며 지금 우리나라 경제에는 덩치가 커 의사결정이 늦고 상황 대처가 늦은 해군이 아닌 현장에서 신속하고 민첩하게 공격할 수 있는 소규모 벤처 해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스페인 함대의 주력이던 육중한 갈레온 선들은 해적질을 위해 설계된 영국의 사략선에 비해 기동성이 떨어졌다. 또 포를 쏘면 재장전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반면 영국 배들은 포를 쏘고 신속하게 빠질 수 있어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찌를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맞서 싸우려면 기술에 바탕을 두고 신속한 현장 대응력을 갖춘 벤처기업, 즉 ‘테크노 해적’이 많이 육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1만2천개 벤처기업이 모여 있는 G밸리야말로 ‘테크노 해적’을 양성하는 훌륭한 곳이라며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이들을 양성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K·EMDEC은 유회장의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 융복합 시대의 기술 컨설팅을 통한 기업글로벌 경쟁력 확보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 설계 ▲ 국내외 이종(異種) 혹은 동종(同種) 업체간 네트워크 구축으로 기술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 ▲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반 인프라(인적 물적자원) 제공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우선 교육 컨설팅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16년간 EMDEC의 교육 컨설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원사들과 기업들에게 기술과 경영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카이스트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접목한 교육을 실시한다. G밸리 기업들이 대부분 기술 집약 · 융복합형 기업임을 감안해 IT 융합, 소재부품, Module, S/W 분야에 집중한다.

현장 맞춤형 교육 강화도 계획중이다. G밸리 기업들이 주로 소규모다 보니 자신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수요 파악이 덜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업들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 필요한 과정 설계와 교육을 함께 할 예정이다.

 

기업 R&D 역량 강화가 핵심
기업의 정부 위탁 및 연계 지원 사업도 병행한다. 유회장은 정부의 R&D 지원 규모가 결코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소기업들의 R&D 역량이 부족해 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R&D 역량을 갖춘 대기업에게 국가 지원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유회장은 “자금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벤처기업이 대기업과 같은 R&D 역량을 갖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이 각자 분야별 R&D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모듈화하고 협업화해 네트워크로 엮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벤처기업들이 일종의 ‘R&D 집단지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K·EMDEC은 산하 8개 분과위를 상호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한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우선, 2013년 상반기 안에 기업현황에 대한 통계 분석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분과위별로 전문가들과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한 기술개발과제를 1~2개씩 도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도출된 과제를 기업-단체-연구소간 컨소시엄 형태로 수행해 나가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무역 하이웨이 시스템 사업
미국 스탠포드대, 중국 청화대 등과 연계해 해외 인력 교류 사업도 예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FTA 시대를 맞아 국내 중소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무역 하이웨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무역 하이웨이란 미국, 중국, 일본 수출입 정보 구축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IT 실크로드’을 우선 서비스할 예정이다. 대만 기업이 구축한 ‘IT 실크로드’는 한국, 중국, 대만,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1만여 IT 품목에 대한 관세, 특허, 경쟁사 등 종합적인 DB를 제공하는 온라인 정보망. 지난 2006년 시작된 이 사이트는 순수 민간 정보망으로 올초 무역협회 등에도 제안된바 있다.

K·EMDEC은 내년 상반기에 국내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T 글로벌 협력 센터도 만들 계획이다. ‘IT 실크로드’의 국내 서비스가 본격 개시되면 중소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회장은 국내 벤처기업들의 R&D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글로벌 협력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국형 TED’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클라우드 기반 협력 시스템을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테크노 해적’의 양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jhkim@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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