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재 대표

고객이 왜 당신 상품을 사야 되느냐고 물었을 때 그 이유를 분명히 제시할 수 있고 이에 대해 고객이 납득할 수 있다면 차별화된 상품이다. 

 
원가 차별화는 금액적으로 분명히 구분되므로 계량적이다. 그러나 가치차별화는 고객의 구매기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량적이 못되고 정성적(定性的)이다.
가치기준도 규범적으로 정하기는 어렵고 또한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래서 원가 싸움이 아닌 가치 싸움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면 차별화 전략에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룰세터(Rule Setter)가 되는 것이다. 
 
룰세터 사례
과외금지 시대에 등장한 학습지는 과외선생의 공부지도 방식에서 스스로 공부방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과외시장의 새로운 룰세터가 된 것이다. 서민도 별장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 콘도고 자가용이 없어도 자가용처럼 쓰는 게 렌터카다. 아기 달린 젊은 엄마들의 수다공간이 키즈카페(어린이 놀이장소를 갖춘 카페)다.
 
룰세터는 수요나 소비패턴을 새롭게 정착시킨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자를 말한다. 차별화는 경쟁관계에서 차별화의 빛이 바래 상대적 차별화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으나 룰세터 만큼은 확연히 그 특징을 보여줄 수 있다. 
 
애플의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의 성공도 결국은 대형 집중식 컴퓨터를 소형 분산식 개인 컴퓨터로 컴퓨터 사용 룰을 바꾼 점 때문이다. 장발 유행시절에 이발소는 머리깍는 대신 면도나 안마 같은 휴식제공서비스로 생존할 수 있었고 이런 풍토가 퇴폐로 흐르자 미용실이 남성 고객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이젠 나이 지긋한 남성도 미용사에게 머리를 깍는다. 
 
송도 신도시의 외국유명대학 분교는 해외유학의 새로운 룰로 부모들의 자식 떠나보내는 걱정이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장난감 판매점이 싫증난 장난감 교환센터를 겸하면 가계부를 줄여주고 형편이 안되는 아이들도 장난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견고하고 지나치게 잘 만든 유모차는 아이 둘 키우고도 멀쩡한데 유모차 업체가 되사서 새것처럼 손본뒤 반값으로 공급하면 기업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사회적 공헌도 된다. 아동복은 헤어져서 못 입는 게 아니라 애들이 빨리 커서 못 입는다. 여유있게 단을 넣어서 커짐에 따라 크기를 재조정해 주는 휘팅서비스를 보증해주면 되고 덧댐 디자인으로 새롭게 변신시켜 주면 금상첨화다. 
 
경제불황이 세계적으로 장기화 할 거라는 예측에 모두 공감하는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더 어려워질 내일을 준비하려면 절약이 룰세터의 새로운 지침이 될 수 있다. 지출 부담을 줄여 주길 바라는 시급한 시장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자들은 모든 분야에서 저비용 룰세터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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