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전망 BSI 82.0, ’09년 3월 이후 최저수준 -

자료제공 :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1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2.0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3월(76.1)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개월 연속 기준(100)을 밑도는 수치로 유로존 실물경제 악화, 가계부채 최고치 경신 등 악재와 미국 재정 절벽 우려, 중국 시진핑 체제의 내수중심 경제 전환 등 새로운 불안요인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20년 간 7개월 이상 기준치를 밑돈 때는 외환위기 31개월(’96.7월~’99.1월), 카드대란 9개월(’04.6월~’05.2월), 글로벌 금융위기 11개월(’08.6월~’09.4월)과 같은 심각한 경기침체기였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들은 수출(90.3), 내수(96.1), 투자(93.8), 고용(98.9), 자금사정(93.0), 재고(105.0) 등 조사대상 전 부문에서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특히 원화 강세 및 엔화 약세에 따라 채산성(85.8)에서 가장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대외적으로는 유로존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으로 나타나 공식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이 오바마 2기 정부에 대해 비협조적이어서 재정절벽 현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 의회 예산국은 여야 합의 불발 등으로 재정 지출삭감이 일어나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0.5%로 떨어질 것이라 예측했다. 이와 함께 시진핑을 필두로 한 중국 5세대 지도부가 내수중심의 성장기반 마련을 천명하면서 수출중심의 고속성장 정책 종료에 따른 우리나라의 대중수출 위축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3분기 가계신용이 사상 최고치인 937.5조원을 기록하는 등 소비의 제약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10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은 각각 전년 동월대비 6.6%, 0.4% 감소했고, 8월 중 신용카드의 주유비 사용액이 사상 처음으로 떨어지는 등 소비 위축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경영난으로 폐업한 주유소 수는 210개에 달했다.

한편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양적 완화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한국 외환시장을 강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채산성 전망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더욱이 일본의 통화 확대 효과로 최근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 제품의 경쟁력 또한 더욱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 11월 실적치는 82.2로, 8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부문별로는 전망치와 마찬가지로 수출(90.6), 내수(96.3), 투자(90.6), 고용(98.3), 자금사정(94.9), 재고(105.1), 채산성(85.1) 등 전 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거두었다.

김준현 기자 jhkim@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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