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행사 개최 후 업무 마비…대기업 간부 출신 대거 몰려

 
서울디지털2단지 에이스하이엔드8차에 있는 터치스크린 패널 개발•제조업체인 ㈜NNT(대표 문성환 http://gonnt.co.kr)는 “이직이 잦은 젊은 층보다는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장년층이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시니어 채용 박람회에 참여했다”며 박람회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하는  ‘4050+전문경력인재 채용박람회’가 지난 11월 28일 신도림테크노마트 11층에서 열렸다.

2012년 시니어 재취업사업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번 박람회는 대기업과 무역상사, 출연연구기관 등에서 조기 퇴직한 베이비부머세대 전문경력인재에게 벤처기업으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채용기업관에 벤처기업 40개사가 현장 면접을 실시하고 부대 행사관에서는 현장매칭 컨설팅, 이력서 컨설팅, 구로•금천구청과 고용센터 취업컨설팅 부스 등을 마련했다.

벤처협 관계자는 “박람회에는 코스닥상장기업 (주)와이지원을 비롯한 우수 벤처기업 40개사가 참가해 경영사무, 국내외 영업·마케팅, 연구개발과 생산관리 분야에서 근무할 전문경력인재 13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박람회 목표를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참여, 기업의 ‘질 향상’
이번 박람회는 다른 장년층 취업 프로그램과는 달리 대기업 간부 출신 구직자들이 대다수였다.

㈜NNT의 경우 휴대폰 터치스크린 검사, 장비 운용업무 인력을 뽑기 위해 40세 이상, 고졸 이상의 모집요강을 공개했다. 하지만 실제 면접을 본 구직자의 연령은 40세에서 60세까지 다양했으며 대졸 출신 대기업 간부 또한 상당수였다.

㈜엠쓰리모바일과 ㈜와이지원의 경우 구직자들이 몰려 현장면접이 어려울 정도였다. 한 구직자 당 면접시간을 15분으로 제한했음에도 모든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벤처협 관계자는 “처음엔 참여한 구직자 수를 집계하고자 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구직자들이 많이 몰려 집계를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장년층 구직자들의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청년 취업 프로그램은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늘어가는 추세이지만 장년층을 위한 취업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손에 꼽을 정도다. 게다가 단순 생산직을 뽑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40세 이상의 전문 인력들은 시니어 채용 박람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박람회는 참여 기업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벤처협은 처음 신청 받은 60여개의 기업 중 재무구조와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심사해 40여개의 기업을 선정했다.

벤처협 관계자는 “신청한 기업 중 사업 분야가 불분명하거나 매출이 불안정한 곳은 제외해 높아진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미스매치 문제, 숙제로 남아
이번 박람회는 장년층 구직자들을 목표로 한 만큼 미스매치에 대한 문제점이 부각됐다. 장년층은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어 구직이 곧 생계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대기업 출신이 많았기 때문에 청년층에 비해 미스매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벤처협은 이러한 미스매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홍보 웹사이트를 개설해 구직자들에게 박람회 참가기업 채용정보를 미리 제공했다. 또한 구직자들로부터 사전 입사지원을 받고 면접 매칭을 통해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의 격차를 줄였다.

또한 행사에서 구직 기회를 놓친 구직자를 위해 구직연계를 진행한다. 시니어넷(http://www.seniorok.kr)에 등록된 기업매칭을 통한 취업 지원을 21일까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벤처협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장기근무를 희망하는 장년층 전문 인력 재취업이 목표”라며 “조기 퇴직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전문 인력에 특화된 40세 이상 채용 박람회를 내년에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경호 기자 khshin@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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