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그룹, 글로벌 경쟁력 갖춰 … 공랭식증기응축기로 재도약”

 
가산동 디지털3단지에 있는 제이엔케이히터(대표 김방희)는  국내에 유일한 산업용 가열로(Fired Heaters) 시공업체. 정유와 석유 화학공장의 핵심설비인 산업용 가열로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 공급하고 있다.

1986년 대림그룹 계열 대림에니지어링 히터사업부가 모태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분사했다. 분사후 오랜기간 원천기술 확보와 기술개발에 주력한 결과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중동시장 등에 진출했다.

산업용 가열로란 정유와 석유화학 플랜트에 필수 설비로 원유 등을 뜨겁게 달궈 등유, 경유 등 원하는 석유를 얻어내는 장치다. 세계 시장 규모로 25억달러로 추정되는 소규모의 전문화된 분야.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규모가 작고 중소 기자재 업체들이 뛰어들기에는 설치능력과 보유 기술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김방희 대표는 “산업용 가열로를 만드는 회사는 전 세계에 12곳에 불과하다”며 “한국에는 제이엔케이히터만 이 제품을 만든다. 2006년부터 중동과 남미, 동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에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용 가열로 분야 세계 2위 그룹
산업용 가열로는 초고압 · 초고열을 견디며 장기간 유지돼야 하는 설비다 따라서 제품의 내구성, 사후관리 능력이 특히 중요하다. 이 때문에 가열로 시장은 구매자에 의해 사전 승인된 업체끼리 경쟁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부린다.

김 대표는 “분사하기전 대림이라는 대기업의 우산 아래 있을 때와 달리 독립후에는 기업들이 생소한 이름의 업체에 일거리를 맡기려 하지 않았다”며 “구매자로부터 실력 있는 업체라고 인정받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인정받는 데만 해도 3~4년은 족히 걸렸다”며 “국내의 설계·조달·시공 일괄패키지(EPC) 업체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처음으로 우리를 인정해줬는데 그때가 창사 5년째인 2003년이었다”고 말했다.

일단 인정을 받기 시작하자 제이엔케이히터는 순풍을 탔다. GS건설이 추진하던 카타르 프로젝트까지 거머쥐자 중동 국가들로부터 협력 제의가 줄줄이 들어왔다. 인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남미 시장 진출도 개시했다.

 

 
안정적인 실적으로 성장 지속
제이엔케이히터의 성장기반은 남미와 독립국가연방(CIS) 시장이다. 어느 한 지역에만 집중할 경우 그 지역 경기가 죽으면 회사 실적이 휘청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상 지역을 넓힌 것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실적달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이익률이 높은 만큼 제이엔케이히터에 갑의 존재인 EPC 업체들로부터의 가격 인하 압력이 거세다. EPC 업체들이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낼 때 이들과 동반진출하면서 얻는 매출이 많은 만큼 EPC 업체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EPC와 동반진출 시 이익이 생기더라도 일정 부분은 EPC 업체와 나눠야 하는 것도 단점이다. 게다가 가열로가 다량의 연료를 태워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이다 보니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규제를 비롯한 환경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도 골칫거리다.

환경규제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기술개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코스닥 상장으로 272억원의 공모자금을 모은 것도 차세대 시장인 에어쿨러콘덴서(ACC) 기술개발을 위한 것이었다.

공랭식 증기 응축기(ACC,Air Cooled Condenser)는 발전소에서 스팀터빈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터빈출구에서 배출되는 증기를 물로 변환시키는 응축 설비다. 발전용 응축기는 냉각방식에 따라 물을 이용하여 응축되는 표면복수기와 공기를 이용하는 공랭식으로 나뉘는데 현재 거의 모든 발전소가 표면복수기 발전설비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발전소들이 강이나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공랭식 응축기는 상대적으로 위치제한이 없다. 공랭식은 공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또 물이 없는 사막지역 등에도 발전시설을 지을 수 있어 사막이나 초원 등 건조한 기후의 국가들에게도 매우 적합하다.

김대표는 “ACC는 공기로 열교환기를 냉각시켜 증기를 응축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라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제이엔케이히터는 내년에 삼성엔지니어링 납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ACC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김준현 기자 jhkim@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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