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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체벌로라도 사람 만드는 교육
내일신문  |  edito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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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26  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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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체벌 금지 조치를 가장 반길 계층은 누구일까.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오늘의 학교현실에 둔감한 사람들은 당연히 “학생들!”이라고 답할 것이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했다가 실상을 알고 크게 놀랐다. 체벌이 필요하다는 대다수 학생의 주장은 너무 뜻밖이었다.

그 논거는 천편일률이었다. 교사가 학생을 통제하는 수단이 없어지면 수업분위기가 나빠질 것이 뻔하다는 것이었다.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장난치는 학생에게 체벌을 가하지 못 하게 되면 수업분위기가 산만해지고, 그렇게 되면 수업에 열중하려는 학생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는 논리에 공감했다.

 

잘못 저지른 학생 제재할 수단 없어
지난 주 수도권 도시 한 중학교에 글쓰기 특강을 갔다가 교장선생에게서 기나긴 하소연을 들었다. 구 학칙으로는 정학 퇴학에 해당하는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도 제재를 가할 수단이 없어 학교 분위기가 너무 거칠어졌다는 것이다. 제일 유효한 수단이 전학권고인데, 받아 줄 학교가 없어 있으나 마나라 했다.

처음 들어간 교실에서 그 말을 실감했다. 수업시작 종이 울렸는데도 교실은 소란했다. 장난인지 싸움인지 모를 투닥거림이 한참 계속되고, “야 조용히 해!” 소리가 몇 번 반복된 뒤에야 반장의 경례구령이 있었다. 수업이 시작되었는데도 분위기는 좀체 안정되지 않았다.

문득 체벌 금지를 반기지 않은 학생들의 글 내용이 떠올랐다. 몇몇 학생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려는 다수 학생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던 예측이 딱 맞아떨어진 현장에 선 감회가 서글펐다.

엊그제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에서 문용린 전 서울대 교수가 당선되었다. 전교조 위원장 출신의 야당성향 후보를 현저한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것이 화제였다.

국민의정부 교육부 장관 이력을 들어 보수 후보라 할 수 없다는 말도 있었으나, 압도적 지지의 근저에는 교육정책에 대한 서울시민의 불만이 도사리고 있었음이 증명되었다. 그것은 ‘곽노현 표’ 교육정책에 대한 반발이다.

 전교조와 다른 방식으로 서울 교육을 이끌겠다고 한 문용린 교육정책의 대표공약은 ‘교육기본권 회복’이었다. 교육의 양대 주체인 학생과 교사가 누려야 할 기본권을 되찾아주겠다는 공약이 크게 먹혔다.

 

교사가 학생 무서워 훈육 못하는 현실 고쳐야
문 교육감은 20일 취임회견에서 “일선학교에서 생활지도가 어렵다는데 그런 시각에서 학생인권조례를 고쳐볼까 한다. 생활지도를 복원해야겠다는 것이 지금 생각의 초점이다”라고 말했다.

체벌금지로 인한 통제 불능의 학교사회 실태를 정확히 꿰뚫은 진단이다. 1년 6개월뿐인 임기를 의식해 조심스레 말하기는 했지만, 학생인권조례 문제와 혁신학교 문제에 메스를 가할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그의 서울교육수장 취임에 대해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무엇보다 정치와 교육의 분리 방침을 환영했다. 이에 반해 진보성향의 단체에서는 혁신학교로 상징되는 ‘서울교육 혁신’의 지속과 학생인권조례 개정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교육정책에 진보와 보수가 있는지는 몰라도, 교사가 학생이 무서워서 제대로 훈육을 할 수 없는 현실은 고쳐져야 한다. 교칙을 어긴 학생을 벌할 수 없어서야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내 아이를 벌해서라도 제대로 가르쳐 달라는 시민의 요구가 교육기본권 회복을 들고 나온 문용린 교육감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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