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도 벤치마킹하는 ‘감사경영’ 전도사
“감사경영은 사람중심의 소통과 신뢰경영 … G밸리에도 전파”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면서 현대인들은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와 꽉 짜여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사람들은 저마다 안식을 구하고 있다. ‘치유’가 사회 화두로 등장해 TV 에서도 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회사 경영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예전처럼 수직적 조직 원리보다 ‘소통’과 ‘공감’을 기초로 한 수평적 조직 원리가 강조되고 있다. 경영학자들은 그 이유로 디지털 혁명을 꼽는다. 정보의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보의 공유 속도만큼 ‘인적 자본’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프레드 루당스 미국 네브라스카 대학 교수는 긍정심리학을 기초로 ‘긍정심리자본’을 정리하고 체계화해 회사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바 있다. 이는 ‘긍정심리’가 사람 관계의 변화를 초래하게 되고 ‘사회적 자본’으로 발전해 기업 환경의 경쟁력을 강화해준다는 이론이다.

 

‘긍정’과 ‘감사’는 기업 최대 경쟁력
이처럼 ‘긍정심리’가 주목을 받으면서 몇 해전부터 ‘감사(感謝)경영’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긍정’은 직장 동료 사이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가산동 디지털2단지에 있는 천지세무법인도 ‘감사경영’을 도입한 대표사례. 천지세무법인의 박점식 회장은 우리나라의 제도약은 ‘감사경영’에 달려있다고 할 정도로 대표적인 감사경영 전도사.

박회장은 ‘감사경영’을 인간중심의 혁신경영기법이라고 강조한다. 생산 시설이 자동화 되고 디지털로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세상이라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어떤 생산성과 효율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행복’의 가운데에 ‘감사’가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감사경영’은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경쟁과 효율만 강조해서 얻을 수 없는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박회장은 “3년전부터 직원들이 하루에 열 개씩 감사일기를 쓰고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누구라도 사소한 것을 감사로 바꿔 생각하면 하루에 열 개가 아닌 100개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료가 점심때 다른 사람이 아닌 나와 함께 식사를 하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해 보라. 동료에 대한 느낌이 달라진다. 우리는 동료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감사한 마음으로 함께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깊은 소통과 신뢰가 싹트게 된다. 그 속에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 즉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사고방식이 절로 자리잡게 된다”며 감사 경영은 기업의 문화를 혁신하게 되고 그 결과 기업 경쟁력은 날로 늘게 마련이라고 한다.

 

도요타가 벤치마킹하는 ‘감사경영’
도요타 자동차도 ‘감사경영’ 벤치마킹에 나섰다고 일러줬다. 도요타 경영진이 포스코를 방문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을 배우고자 왔는데 뜻밖에도 이들은 ‘감사 경영’이라는 생소한 경영기법에 충격을 받았다. 견학단을 이끈 부사장은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 성장의 원인이 ‘감사’를 내세우는 인간중심 경영이라고 밝혔다.

박회장에 따르면 ‘감사 경영’ 도입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사내 직무 단위별로 ‘감사헬퍼’만 두면 된다. 또 하루에 의무적으로 다섯 개씩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강조한다. 또 이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유하는 작업이 필수다.

“감사 일기를 쓰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변한다. 또 이를 게시판에 올려 공유하면 ‘파동’이 일게 된다.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에는 온 우주를 품지만 미워하는 마음에는 바늘하나 꽂을 자리도 없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저마다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른바 ‘파동의 원리’다. 특히, 고객 접점 직원들로부터 발생하는 파동의 원리가 회사의 엄청난 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감사경영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번지기 시작하는 이유다” 며 먼저 공유를 할 것을 주문했다.

천지세무법인도 이러한 ‘감사경영’ 덕분에 눈에 띄는 혁신과 변화를 이뤄냈다. 단순 기장대리업으로 알고 있는 업무 스타일을 전문적인 세무 경영 컨설팅업무로 전환했다. 사무실을 스마트 오피스로 전환해 기장업무는 전산 입력전담팀으로 단일화 시켰다. TB(Tax & Business)팀과 서비스 개발팀을 신설해 고객 중심으로 컨설팅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법률 전문가, 노무 평가사, 감정 평가사 등 외부 전문가 그룹과도 연계해 재무 관련 ‘원스탑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컨설팅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했다. 오랜 기간 기장 대행으로만 여겼던 거래처도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G밸리 벤처기업에게 ‘감사경영’이 대안
박회장은 경제 불황 등으로 G밸리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극복 대안으로 ‘감사경영’을 제시했다. 더구나 중소 벤처 기업들에게 ‘감사경영’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 벤처기업에게 ‘인력’이 유일한 자산이고 내부 화합과 결속력이 최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박회장은 “지난해 9월 G밸리에 입주했다. 이곳에 지사를 두고자 지인으로부터 G밸리를 소개받고 탐방한 결과 반포에 있던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침 창사 20주년을 맞아 사무공간을 바꾸고 기업 체계를 혁신하려던 참이었다. G밸리는 우리가 이루려는 기업 혁신과 ‘감사 나눔’에 제일 좋은 곳이다”며 올해부터 G밸리 기업을 대상으로 ‘감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을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jhkim@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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