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금융이용 애로실태 조사 결과
예·적금가입, 과도한 부동산담보 요구여전

수년째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게 은행들은 여전히 불공정 거래행위를 강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전국 중소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중소기업은 37.7%로 지난해보다 4.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6년간 자금사정 ‘곤란’ 답변이 줄어들다 올해 반등했다. 자금사정 악화 원인으로는 판매부진, 제조원가 상승, 판매대금 회수지연 등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중소기업의 비율이 늘고, 경기침체를 자금사정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형 자금난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달할 자금의 주요 용도로는 원부자재 구입(34.7%)이 가장 높았고, 설비투자(29.7%), 인건비 지급(13.6%)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통로는 ‘은행자금’이 80.3%로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출과정에서 불공정한 행위를 강요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31.5%가 높은 대출금리를 꼽았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불합리한 관행으로 지적돼온 예·적금 가입요구(11.0%)와 과도한 부동산 담보요구(11.3%)는 22.3%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정책과제로 ‘경기불황시 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 우선 축소’(26.2%)를 제일 많이 꼽았다.

중기중앙회는 “금융기관의 영업행태가 여전히 경제 불안의 안전판 역할보다는 자사 이기주의적 행태를 띄고 있어 공적기능 강화가 시급하다”면서 “금융기관 신용평가능력 배양을 통해 담보서류 중심의 대출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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