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50조원선에서 정체 … 연간 잔액은 오히려 줄어

은행권이 박근혜 당선인의 ‘중소기업정부’ 코드 맞추기에 여념이 없지만 실제 중소기업 대출에서는 도토리 키재기 수준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각 은행별로 30~50조원선에서 정체돼 있다. 지난 한해 동안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712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가장 많은 은행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2012년말 기준으로 66조7477억원으로 지난 한해 동안 1조 9480억원 순증했다.

잔액이 두번째로 많은 우리은행은 55조 24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한해 동안 대출잔액은 2조1610억원 줄었다. 우리은행측은 “지난해 초 중소기업 규모 기준이 바뀌면서 기존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돼 있던 잔액이 대기업 대출로 분류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말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61조원을 넘는 등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그 후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신한은행은 52조 5981억원(연간 3079억원 순증), 하나은행은 31조6957억원(연간 3661억원 감소)을 기록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103조9000억원이다.

은행들이 겉으로는 박근혜정부의 중소기업 우대 정책 등 코드맞추기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소기업의 대출한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46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7000억원 줄었다. 올 1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3을 기록, 전분기보다 3p 떨어졌다. 대출태도지수가 낮을수록 은행이 대출을 까다롭게 한다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올 한해 동안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얼마나 늘어나는가가 진짜 중소기업과 상생하는지 여부를 볼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일신문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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