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진노 나오히코
옮긴이  정광민
펴낸곳  푸른지식
  13,800원

일본의 석학 진노 나오히코 교수의 사상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그는 현재 경제 위기를 극복할 길잡이로 ‘옴소리(omsorg)’와 ‘라곰(lagom)’이라는 스웨덴어 두 단어를 제시한다. 이는 한국말로 따지자면 나눔과 중용이다. 그런데 그 어원을 깊이 음미해보면 저자의 나눔과 중용론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옴소리는 스웨덴어로 ‘사회서비스’를 의미하는데 원래는 ‘슬픔을 나누어 가진다’는 뜻이다. 라곰은 ‘적당히’라는 의미로,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이 균형을 이룬 상태를 추구하는 중용을 뜻한다. 저자는 슬픔을 나누어 가지는 ‘나눔의 경제(옴소리)’가 시장경제와 균형(라곰)을 이룰 때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시장사회는 경쟁 원리에 기초한 ‘시장경제’와 협력 원리에 기초한 ‘나눔의 경제’로 이뤄져 있다. 이중 나눔의 경제는 다시 화폐 사용 여부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자발성과 무상노동에 기초한 가족이나 커뮤니티, 비영리 시민조직 등의 무상 나눔의 경제가 있다. 나머지 하나는 화폐를 사용하는 유상 나눔의 경제로, 통상 국가 재정을 일컫는다.

저자는 나눔시스템의 확립이 잃어버린 인간다운 삶을 복원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눔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선 정치에서는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서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첫째다. 인간의 유대를 복원했을 때만이 국민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내일신문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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