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23일) 12시10분, 구로디지털밸리(1단지) 우림이비즈센터1차 정문앞에서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공연이 시작됐다. 이곳에서 이미 몇차례 공연을  한 가수들은 발라드에서 트로트, 팝송까지 부르며 인근 직장인들을 즐겁게 했다. 50여분간 진행된 이 번개 콘서트의 명칭은  ‘수요작은 음악회’. 우림이비즈1차 이성진 관리소장이 4년전부터 추진해온 색다른 이벤트이다.
봄, 가을에 진행하고 있는 이 행사는 입주한 150여개 업체에 근무 중인 바쁜 직장인들에게 안락한 문화를 제공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성진 소장은 “직장인들이 바쁘다보니 정서적으로 고단한데도 아파트형 공장이 밀집한 디지털밸리엔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이를 보완하려는 취지에서 라이브 음악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형 공장 단위의 다양한 문화 활동
이소장이 우림이비즈센터1차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행사는 이뿐만 아니다. 실내에서는 때때로 관현악 연주회가 열린다. 건물 로비에서 현악4중주단의 공연이 열리면 오가는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음악을 감상한다. 건물입주사 전체를 대상으로 문화탐방반을 모집해 운영하기도 한다. 의미있는 문화재를 찾아가거나 문화행사에 함께 참여하며 문화적 소양을 높인다.
우림이비즈1차에선 축구, 등산, 레프팅 등 공동체육행사도 활발하다. 특히 축구동호회는 건물내에만 5개팀에 1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년에 1회 축구대회를 열어 결속력을 다지는데 올해도 9월8일부터 30일까지 인근 영서중학교에서 축구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 체육행사를 다양하게 진행하는 이유를 이성진 소장은 “아파트형공장이기 때문에 입주 업체들이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라고 말한다. 이소장은 입주업체들이 교류하면 서로 발전하고 결국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성진 소장은 디지털밸리에서 아파트형공장단위 문화행사를 처음 시작한 장본인이다.  이소장은 관리소장을 시작한 2003년, 이건물에서 ‘가족한마당’행사를 시작했다. 그때는 디지털밸리에 아파트형공장이 지어지기 시작했을 때이다. 건물에 입주한 회사 대표와 직장인들을 초청해 장기자랑, 가수 초청공연 등을 했다. 이때 시작한 건물단위 행사가 인근 건물들로 전파되더니 이젠 디지털밸리내 건물중 상당수가 1년 1회 문화행사를 하고 있다.
이소장은 “이젠 다른 아파트형 공장에서도 1년1회 행사는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 우림이비즈1차처럼 다양한 문화행사와 모임을 진행하는 곳은 없다”면서 “건물단위에서 문화활동이 잘 이뤄져야 디지털밸리 전체가 일할맛 나는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하기 좋은 공간만들기 기여할 터
이성진 소장은 벌써 7년째 우림이비즈센터1차에서 관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우림이비즈1차가 준공할때부터 지금까지 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밸리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관리업체가 입주자 대표회의 불신을 받아 교체되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7년씩이나  한곳에서 건물관리를 지속해온 이유를 이소장은 ‘전문성과 고객만족 마인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장은 “건물관리를 단순한 전화업무나 청소 정도만으로 생각해선 안된다”면서 “고객인 입주사들의 요구를 잘 파악해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입주자대표회가 불편하지 않게 세심하게 신경쓰고 능동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소장은 관리업체가 자주 바뀌지 않고 오랫동안 관리하는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길게 관리해야 건물에 대한 속사정을 잘알고 전문성을 높일수 있다는 것이다. 또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고용안정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이소장은 “관리사무소가 입주사들에게 신임을 받아 관리의 안정성을 높이는게 기업발전에 도움이 된다”면서 관리업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우림이비즈1차에서 모범적인 관리를 한다고 인정받은 이소장은 디지털단지관리소장협의회 회장도 4년째 맡고 있다. 협의회는 50여명의 관리소장들이 회원으로 가입, 건물 간 정보교류와 친목, 빌딩 관리체제 매뉴얼화 등 상호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협의회가 특별한 사업을 하진 못하지만 정보교류를 통해 모범사례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소장은 디지털밸리 입주사들이 편하게 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개별 건물의 자산가치는 물론 단지 전체의 가치도 함께 높아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우림이비즈1차에서 쌓은 경험을 다른 관리소장들과 공유해 디지털밸리 전체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어 한다. 이소장은 “개별 건물 입주사뿐만아니라 디지털밸리 입주업체 전체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디지털밸리가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발전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연 기자 boolshi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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