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진정, 신정부 경기부양책 기대 … 완만한 회복세 전망 
 

 1월 한 달 동안 글로벌 주요 증시가 대부분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한국증시만 유독 ‘왕따’신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2월엔 글로벌 증시 대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그러나 한국은 엔저라는 독립적 악재로 주요기업의 실적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뱅가드 매도에 따른 불안감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증시 회복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증시, 나홀로 약세 =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47p 오른 1964.43p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종가 2031.10p에 비하면 66.67p, 3.3% 하락한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968억원을 순매도했다. 올 초부터 30일까지 외국인의 순매도금액은 1조7958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1월 국내 증시는 원화강세·엔화약세·뱅가드이슈 등으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강화되며 부진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고, 중국 증시도 강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탔다”며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은 원화강세, 엔화약세, 주택가격 하락 등의 요인으로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순매도행진을 지속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 증시 회복 예상  = 전문가들은 2월엔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개선되며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경제의 약점은 1월의 세계증시 대비 두드러진 초과 하락으로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2월에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진정되고 신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예상되면서 국내증시는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화 강세가 진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080원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오승훈 연구원은 “뱅가드 펀드의 한국물 축소는 6월말까지 지속될 예정이지만 뱅가드 물량자체가 시장을 흔들 대형 악재는 아니다”라면서 “외국인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물량이 거의 청산된 데다 삼성전자 등 주도주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시장의 관건은 엔저 … 글로벌 리스크 부각 가능성도 있어 = 반면 1월내내 지속됐던 악재들이 2월중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융시장은 엔저라는 독립적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엔저 악재를 극복할만한 세계경제 회복 가능성이 형성될 것인지가 한국 금융시장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외국인의 수급 이슈에 가려 부각되지 않았던 미국과 유럽 등의 글로벌 리스크들도 다시 떠오를 것 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중순부터는 미국 재정절벽 2라운드가 예정돼 있다”며 “재정지출 감축 합의 과정에서 공화당은 연초 세금 절벽 때보다 강경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미국 재정절벽 이슈와 관련해서 2월 중순부터 3월초까지가 가장 위험한 구간”이라며 “한국 증시가 외국인 매도와 환부담에서 벗어나는 데는 적응기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년간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국채만기 일정을 보면 앞으로 3개월 동안이 자금 수요가 가장 많다”며 “이때 글로벌 경제 눈높이의 조정 작업이 이뤄진다면 취약한 이탈리아 및 스페인 문제가 재부각될 수 있고 유로존 금융환경 불안이 다시 주식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일신문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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