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우스푸어(House Poor)니 강남 부동산 가격 하락이니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집을 보유한 가난한 사람'을 뜻하는 하우스푸어는 주택 가격이 오를 때 저금리를 바탕으로 과도한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였으나 금리인상과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뜻하는 용어다. 외형상으로는 좋은 집을 가지고 있는 중산층이지만,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구매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한국 가게에서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의 가격이 하락하니 껍데기만 남게되는 하우스푸어가 증가하고 있다. 하우스푸어는 저소득층은 물론이고 고소득층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 재테크 수단 지속적이지는 않아
부동산이 가계에서 가장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었던 시절이 가는 것인가? 한국에서 부동산 가격은 영원히 하락할 것인가? 부동산 투자 대상이 시대에 따라 토지-주택-상가로 이동하고, 부동산에 이득이 없을 경우에는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시장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부동산의 가격은 수요과 공급의 법칙을 따라 변동하고, 부동산의 가치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변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고대 유목인 사회에서는 토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만, 중세 농경 정착 사회에서는 토지가 중요한 경제 수단이 되었고, 근현대 산업사회에서는 토지 위에 정착한 건물이 중요한 경제 수단이 되었다.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시기에는 수요 초과로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나, 저성장 사회와 소프트웨어 사회로 급격히 이행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반전되고 있다. 그 사이에 거대한 거품과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빛좋은 개살구인 하우스푸어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우스푸어의 발생 원인은 부동산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무리한 대출을 통하여 주택을 구매한 경우이다. 따라서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가계도 기업의 경영자처럼 경영인의 마인드를 가지고 가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한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의 소득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손익을 제대로 따지지 않을 경우, 무리한 대출을 통해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이자를 갚아나가야 하는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

 

시스템 사고로 하우스푸어 대책 수립해야
정부에서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신정부는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지분매각제도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고, 투자자 책임이란 시장 원리와 형평성을 근거로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채권단의 손실 분담 후 채무자의 지분 할인매각이란 단계적 처방을 내놓기로 했다. 지분매입제도의 작동 원리는 하우스푸어 주택 지분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 SPC가 지분을 묶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면 공공기관이 사주는 식이다. 자발적으로 제도에 참여할 유인을 마련해야 대책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 채권자와 채무자가 고통을 분담토록 한 것이다.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가계, 국가, 기업 사이에도 사람과 돈으로 연결되어 있다. 온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시스템적인 사고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우스푸어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 부담을 넘기는 경우, 위기를 넘길 수는 있으나 돌고돌아 결국 가게와 기업으로 부담이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위험 부담을 3가지 경제주체가 공간 분리원리로 부담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위험부담을 갚아나가는 식의 시간분리 원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방안에는 경제 주체간의 관계를 조정하는 방식은 도입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자본 시장 사회에서 투자의 최종 책임과 권리는 투자자 본인에게 귀결된다. 따라서 가계, 기업, 정부는 모두 증장기적인 시작에서 시간분리, 공간분리, 관계조정의 3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