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리어 키스
옮긴이  김희정
펴낸곳  부키
가격  15,000원

고기를 삼가는 미국 재림교 신자는 평균적인 미국인에 비해 고혈압이나 당뇨, 관절염, 대장암, 전립선암 발생률이 낮다. 채식옹호자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하지만 재림교 신자처럼 술과 담배를 삼가지만 고기는 먹는 모르몬교 신자는 어떨까. 후자가 더 오래 산다.

 “육류 섭취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진다”라든지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육식은 피해야 한다”는 채식주의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믿거나 공감하며 채식을 실천해 온 사람들은 이 책에서 말하는 채식주의의 불편한 진실이 놀라움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20년간 동물성 식품을 입에 전혀 대지 않던 극단적 채식주의자이자 이 책의 저자 키스는 채식의 배신을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한다. 자신이 종교처럼 신봉했던 채식주의가 실은 자기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 주범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는 채식주의에서 주장하는 논리와 그 근거를 조목조목 살피면서 실제 현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따졌다. 채식이 우리 일상과 지구 환경, 인류의 미래에 과연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저자의 분석 결과 △동물 권리주의는 인간 중심적 사고이고 △오히려 농업이 생태계의 전면적 파괴범이며 △곡물이야말로 또 다른 화석 연료라는 것. 채식주의의 배후에 거대 식품 산업 자본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기도 한다.

키스의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채식주의의 의도는 좋으나 그 해결책이 잘못됐으며, 채식이 오히려 인간과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 그는 사회 정의,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채식주의의 강한 열망엔 동감하지만 채식주의가 무지와 맹신으로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다며 재검토를 촉구한다.

    
 내일신문 김은광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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