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인류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최근까지 해결 방안 중의 하나로 원자력을 손꼽아 왔다. 하지만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지진은 원자력의 청정한 이미지 뒤에는 결국 방사능이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에너지를 덜 사용하거나 화석에너지 대신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중을 확대하는 것인데, 이를 동시에 만족하는 기술이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기술이다.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기술은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국가전략에 부합하는 27개 녹색기술 중 하나로 건물의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녹색 건축물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구성 요소로는 고효율 외피 및 공조기술, 신재생에너지 건물 융합 기술,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자재 기술, 건물에너지 제어 관리를 위한 IT 융복합 기술, 에너지 자립형 건물 구현 기술 등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8년 기준 세계 10위의 에너지 다소비국이면서 건물 에너지 소비율이 24%에 이른다. 현재 일본이 34%, 미국 33%, 유럽 41%인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우리나라의 건물 에너지 소 비율은 경제 구조가 선진화  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건물의 에너지 소비율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 및 정책은 2013년부터 시작되는 포스트 교토 체제에서 의  무국 지정이 확실시되는 우리나라로서는 기후변화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같다.

기후변화 문제로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기술이 부각됨에 따라 제로에너지 하우스가 대두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기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기술은 제로에너지 하우스 건축 기술이다.  제로에  너지 하우스는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생산 ·이용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한 건축물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신축되는 모든 공동주택은 제로에너지하우스로 건설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관련법을 제정하고 제  도를 정비 중이다.

2008년에 발간한 맥그로우힐건설(MHC)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건설 시장에서 친환경 저에너지 건  축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12%에서 2020년에는 30%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시장 규모를 추정하면 세계 시장 규모는 2012년 6,82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1조 6,7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시장은 160억 달러에서 393억 달러 규모로 성장  할 전망이다. 이는 가파르게 상승한 유가 부담, 기후변화협약 이행 의무, 그린 건축물 보급을 위한 국가 정책에 기인한다.

국내 제로에너지 하우스 시장의 경우, 현재는 도입단계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전망이  다. 그러나 제로에너지 하우스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인증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볼 때 상용화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2006년부터 5년간 분양된 평균 주택 수  는 43만호로, 향후 10년간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제로에너지 하우스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5년에는  8,600억 원, 2020년에는 1조,200억 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건설 운영되고 있는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실제 거주용보다는 실험용 주택 중심  이다. 이들 주택은 2012년에서 2014년까지 에너지 절감율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06년에 에코 3리터 (1년 동안 사용되는 난방 등유량이 3리터(1㎡ 기준))하우스를 건설하여 2012년  까지 제로하우스를 구현하기 위한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최근까지 선보인 제로에너지 하우스 중에는 삼성물산에서 구축한 그린투모로우가 에너지 효율이 제일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린  투모로우는 실험용 단독주택으로 이미 에너지 절감율m100%를 달성하였다.

 

제로에너지 하우스 구현은 단열 성능에 달려있다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구현하기 위해 제일 먼저 고려해야할 것은 단열 성능이다. 특히 건물에서 커튼월을 포함한 창호는 가장 큰 열손실을 발생시키는 부위로서 에너지효율화를 위해 우선 검토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이유로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2008)에서 창호의 단열 성능은 건물 용도  별로 기존 대비 12~20%까지 강화된 있다. 최근 외관 디자인이 멋지다는 이유로 글라스 커튼월이 인  기를 모으고 있는데 이 경우 특수 유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여름철에 냉방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전기 먹는 하마’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표면에 특수금속을 코팅하여 적외선 반사율을 월등히 높인 로이(Low-Emissive, 저방사형) 유리 등 특수유리를 사용하여야 한다.
일반 로이유리의 성능을 개선한 것이 초단열 진공유리로 2장의 판유리 사이를 진공으로 유지하여 전  도와 대류, 복사에 의한 열손실을 최소화한 것이다. 진공유리는 일본, 중국, 독일 등 3개국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급주택, 공공건물, 병원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는 LG하우시스에서 개발을 완료, 제품을 준비 중이다. 올해 초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나노코팅기술을 이용하여 열에너지를 조절하는 창호시스템을 개발하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KETI에서 개발한 창호시스템은 고단열성을 유지하면서 냉난방 부하를 절감하고 자가발전, 결로방지 등 다양한 기능이 융복합된 차세대형 창호시스템이다.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구현하기 위해 상기의  기술 외에도 환기 시 유출되는 열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첨단 환기시스템기술, 형광등보다 효율  이 좋은 LED 조명 기술이 있다. 또한 건축물을 통해 오히려 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는데 이 때 적  용되는 기술이 태양광,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 기술이다. 이런 신재생에너지  기  술은 이미 상용되고 있기 때문에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구현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특히 태양  광판을 건물 표면에 입힌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 기술은 이미 시장이 성장 단계  에 이르렀다.

기업은 정부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리모델링 사업으로의 확대 전략 펼쳐야 우리나라는 현 정부 초기부터 녹색성장을 강조하였으며 이에 따른 다양한 정부 시책을 내놓았는데, 얼마 전 발표한 ‘녹색건축물 활성화 추진 전략 및 그린홈 시범단지 조성계획’은 건축물을 전주기적 관점에서 관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입기에 접어든 제로에너지 하우스 시장에서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은 정부 정책에 부응할 수 있  는 응용 기술을 갖추고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이다. 향후 궁극의 건축물은 제로에너지  하우스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단열 기술 및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건축에 응 용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의 니즈는 정부의 지원 정책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 한 예가 정부는 일반 건축물뿐만 아니라 주택 개보수사업을 그린홈화 하도록 재정지원을 할 예정인데 그 동안 신규 건축물에 중점을 두었다면 제로에너지 하우스 건축 기술을 기반으로 한 리모델링 시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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