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무보·광물공사·산업기술진흥원 이미 50% 넘어
“여성이 면접 더 잘해” … 입사후엔 특정부서 근무 기피

주요 공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결과 여성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채용비율이 50%인 기관이 다수였으며, 일부 기관은 절반을 넘어 ‘여초현상’이 처음 발생하기도 했다.
내일신문이 지식경제부 산하 주요 10개 공기업의 최근 3년간 신입사원 채용현황을 파악한 결과 10개 기관의 평균 여성 비중은 2010년 26.2%, 2011년 32.4%, 2012년 36.4%으로 나타났다.

이중 광물자원공사와 코트라, 무역보험공사, 산업기술진흥원은 여성 비중이 50%였다.

특히 코트라는 올해 들어 30명을 채용한 결과 여성이 17명(57%)에 달해 기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여초현상이 발생했다.

무역보험공사는 2010년 28.6%에서 2012년 50%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지역난방공사도 4.9%에서 20.5%로 껑충 뛰었다. 산업기술진흥원은 33.3%에서 50%로 늘었고, 2013년 채용결과 역시 여성비중이 50%로 집계됐다.

석유공사는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32~38%대로 여성을 신규 채용했으며,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전년대비 소폭 줄었다.

광물공사는 10년 전인 2002년 여성 채용비율이 12.5%에 불과했으나 2012년 51.2%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전력은 18.2%에서 31.3%로, 가스공사는 11.8%에서 28.8%로 각각 점진적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 채용비중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A공기업의 인사팀장은 “입사 경쟁률이 회사마다 수십대 1에 이르다 보니 서류전형을 통과한 구직자들은 남성이나 여성 모두 스펙이 뛰어나다”며 “하지만 면접에서 여성의 우위가 확실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회사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 등 어떤 질문에도 준비가 돼있고, 답변도 논리적으로 해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 이어 “하지만 여성의 최종 점수가 좀 높더라도 조직 특성을 감안해 남녀 성비를 조절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B공기업 인사팀장은 “여성사원들은 섬세한 장점이 있는 반면 지방사업소(지사) 근무 등 특정부서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아이가 있는 기혼여성의 경우 업무에 대한 적극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례로 국정감사 등을 앞둔 시점에는 자정(밤 12시)을 넘겨 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여성 직원들은 가족과 안전문제 등으로 좀 더 일찍 퇴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 사람을 많이 상대하고, 술자리가 불가피한대외업무도 상당수 여성에게는 부담이다.

이와 관련, 무역보험공사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남여 직원들의 업무영역 방향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성차별 없이 여성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하되, 업무영역도 동등한 동료로서 균형있게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내일신문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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