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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에서 제주의 속살을 탐하다
미즈내일  |  editor@miz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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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4  1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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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돼지고기와 국수
맛있는 음식은 여행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음식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며 시대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형태와 맛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숨겨진 맛을 찾아가는 가시리 여행은 맛이 있다!
글·사진 고상환·이동미(여행 작가)

 

   
 
제주의 음식, 돗수애와 몸국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는 제주 중산간에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한라산 동남쪽에서 흐르는 완만한 능선에 6개 부락이 모인 작은 마을이지만, 중산간 지역 특유의 풍광이 오롯이 담겨 있다. 300개가 넘는 제주의 오름 중 가장 아름다워 오름의 여왕으로 불리는 따라비오름과 그 모양이 사슴을 닮은 큰사슴이오름 등 크고 작은  13개 오름을 품었다.

경치가 아름다운 가시리는 올레와 가름질의 원형이 잘 보존되어 걷는 여행에 적합하다. 가름질은 가름(동네)과 질(길)이 합쳐진 제주 말이다. 검은 담과 감귤 밭의 푸른빛은 제주의 특별한 풍경으로 여행객을 맞는다.

봄에는 푸른 목장에 어린 말이 달리고, 여름에는 가름질 가득 감귤  꽃향기가 풍긴다. 가을에는 오름 주위로 억새 물결이 장관이며,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이 중산간의 설경과 어우러지니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마을이다.

가시리의 먹거리, 돼지고기의 역사는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에서 기른 토종 돼지를 제주 전통 방식으로 가게 앞 나무에 매달아 털을 뽑고 불에 그을려 근고기(근으로 파는 고기)로 팔았다. 처음에는 돔베(도마)고기와 컵에 소주를 담은 잔술이 전부였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지에 메밀을 넣은 전통 순대인 ‘돗수애’를 만들고, 고기 삶은 국물로 국밥을 말아 팔았다. 그 국물에 모자반을 넣어 끓인 ‘몸국’도 생겼다.

가시리풍의 돗수애와 몸국이 제주 전 지역으로 퍼지면서 가시리는 제주 전통 음식의 원조 격이 되었고, 이후 삼겹살과 갈비를 구워 먹는 형태로 차츰 발전했다. 가시리농협과 가시리사무소 주변에 토종 돼지고기를 식재료로 하는 식당 대여섯 곳이 영업 중인데, 모두 이 마을 출신의 업주가 20~30년 이상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것. 그중 가시리 본연의 고기 맛으로 주목 받는 식당이 하나 있다.

제주 토종 삽겹살구이, 나목도식당
오래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담한 실내가 편안하다. 단순하고 소박한 모습이지만 오랜 시간 주인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았다. 삼겹살을 주문하면 채소와 반찬이 올라오고, 커다란 접시에 도톰한 껍질이 붙은 고기가 푸짐히 담긴다. 말발굽 모양이다. 선홍색 고기와 하얀 지방의 경계가 분명한 삼겹살은 한눈에 보기에도 신선하다.

   
 
달군 철판에 큼지막한 고기를 올리니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김이 피어오르며 식욕을 자극한다. 반대쪽까지 노릇하게 구워 큼지막하게 잘라 맛을 본다. 첫 느낌부터 다르다. 살은 물론 지방 부분까지 탱글탱글하고 쫄깃하게 씹히며 입 안 가득 고소한 풍미가 번진다. 육지의 삼겹살과는 한 차원 다른 맛. 평소처럼 상추에 파 무침과 마늘을 넣어 쌈으로 먹어도 좋지만, 제주에 왔으니 멜젓(멸치젓)에 찍어야 제맛이다. 생각보다 비리지 않고 고기의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단골의 의견이 더 중요한 식당
나목도식당은 마을 농장에서 사육하여 도축한 토종 돼지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돼지는 도축 후 숙성시켜 유통하는데, 도축 시 굳어진 근육이 3일 정도 지나야  연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도축 후 숙성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한다. 육즙을 살리고 쫄깃한 식감을 유지해 제주 토박이의 취향과 전통의 맛을 고수하기 위함이다. 그 맛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제주시와 서귀포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가격이 저렴한 것 또한 빠질 수 없는 매력이다. 제주 시내에서 1인분에 1만 원이 훌쩍 넘는 삼겹살이 8천 원, 양념구이는 단돈 5천 원이다. 뭍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운 돼지 생갈비는 2대 1인분이 1만 원인데, 예약하고 기다리는 이가 많아 고기가 들어오는 날에 맛볼 수 있는 귀하신(?) 먹거리다. 상에 오르는 채소와 반찬은 모두 직접 기르고 조리하며 30년째 운영 중인 이곳의 모습은 허름한 편이다. 식당이 좁고 불편해서 수리하려고 해도 단골손님들이 한사코 만류한다며 안주인이 손사래를 친다. 낡은 모습이 싫지 않은 눈치다.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숱한 추억을 간직하고 나눈 옛것의 아름다움은 나목도만의 것이 아니다. 
 
국수 이야기 그리고 순대국수
이번엔 국수다. 제주 사람들의 국수 사랑은 유별나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도심은 물론 외곽의 관광지와 올레 사이사이에 국숫집이 많고, 저녁이면 국수를 안주 삼아 막걸리나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름난 국숫집 몇 곳은 제주 여행에 꼭 들러야 하는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제주의 국수는 일반적인 소면 대신 두툼한 중면을 사용한다. 푹 곤 사골 국물이 진한 순대국수와 고기국수, 향 짙은 멸치국수까지 모두 중면이다. 소면처럼 후루룩 넘어가는 맛은 없지만, 탄력 있고 잘 불지 않으며 묵직한 제주 특유의 국물과 잘 어울린다.

가시리의 식당들도  대부분 국수를 취급한다. 나목도식당에는 순대국수가 특별한데 진득한 사골 국물에 돗수애와 고기, 내장까지 푸짐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구수하고 진한 국물은 아침 해장국으로도 좋다. 거하게 고기를 구워 즐긴 뒤에는 멸치국수가 안성맞춤. 뜨끈한 멸치 국물이 기름진 뒷맛을 깔끔히 정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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