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자문회의서 제안 … 70년대 수출진흥위 벤치마킹 조언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첫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성경제연구소, 골드만삭스, 맥킨지는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과 향후 정책과제’란 제목의 합동보고서를 내놓았다.

국내경제에 대해 “구조적 제약으로 먹구름이 끼었다”고 진단하며 4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4개 연구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경제는 성장과 분배 양 측면에서 점진적 약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0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3%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빈부격차도 갈수록 커진다는 진단이다. △인구구조 고령화(2016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 전환) △대기업 성장의 고용기여 효과 약화 △중소기업의 경쟁력 및 성장 부진 △저부가가치 위주의 서비스산업 구조 △가계지출의 고비용 영역 확대(교육과 주택비용 증가)를 국내경제를 발목잡는 구조적 제약으로 꼽았다.

4대 연구기관은 ‘중산층 복원과 창조경제 구현’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4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꼽았다.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채권거래에 대한 추가적인 과세 검토 △급격한 원고 방지를 위한 시장안정조치 등을 제안했다.

두번째로 성장동력 확충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보고서는 “중소기업 인력의 역량강화를 위한 실질적 제도가 미흡하다”고 진단한 뒤 “세계적 수준의 중소기업역량센터를 설립해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5년내 중견기업 100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각종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견기업육성청으로 기능전환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고부가가치의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1970년대 박정희정부 시절 운영했던 ‘수출진흥위원회’를 벤치마킹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70년대 정부가 주도한 수출진흥위원회 수준의 치밀한 전략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웨덴 수준의 여성인력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파트타임-풀타임 전환의 법적 보호 △출산 후 원래 직장 복귀 확대 △육아휴직 및 보육시설 확대를 제안했다.

세번째 안정적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선 가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과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대 위주의 주택시장정책 확대 △주택금융 이자비용 경감을 위한 대책 △양질의 직업교육을 통한 대안적 취업루트 확대 등을 제안했다.

네번째로는 정부·공공부문의 혁신이 꼽혔다. 이스라엘 정부가 모범사례로 꼽혔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효율성 개선을 통해 예산을 아끼자, 재무부에서 아낀 예산만큼 예산을 추가제공하는 방식을 통해 국방비 대비 최고의 국방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의사결정이 너무 지연된다며, 영국 수상실 직속의 PMDU 형태 도입을 제안했다.

4대 연구기관은 “세계경제가 선진국의 정책대응과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지속에 힘입어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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