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내수침체 영향 … 매출감소기업도 절반 넘어

글로벌 경기둔화와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로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매출액도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이 줄어든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절반이 훨씬 넘었다.
 
매출액 감소 추세 … 코스피 51.5%, 코스닥 53.4%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개별 또는 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 상장사 625개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86조4214억원으로 전년대비 1.35% 감소했다. 매출이 작년보다 줄어든 기업은 51.5%(322개사)에 달해 지난 한 해 동안 매출이 감소했던 기업 비중이 42%였던 것보다 10%p 이상 늘어났다.

 
코스닥 상장사들 또한 매출액 감소기업은 절반을 훌쩍 넘었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개별 또는 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901개사의 1분기 매출액은 25조3822억원으로 전년보다 1.67% 증가했지만 매출이 줄어든 기업은 53.4%(420개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로 철강금속이 3.8조원 줄어들고 화학업종이 2.3조원, 유통업종 1.4조원, 운수장비업종 1.1조원 감소하는 등 수출 및 유통 분야가 부진해 시장 전체의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순이익률 하락 …코스닥 수익성 악화 심각
유가증권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56% 늘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9.71%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금액은 14조49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5586억원 줄었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5.06%로 지난해 동기보다 0.47%p 떨어졌다.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58개사(25.2%)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수익성은 더 큰 폭으로 악화했다.
901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999억원, 1조11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6.13%와 22.92%씩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4.33%, 4.38%로 1.63%p, 1.4%p 떨어졌다. 1분기 적자기록 기업은 269개사로 전체 기업의 30%나 됐다.
 

 
전기전자업종 ‘독주’ …삼성전자 이익 비중 30%
올 1분기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전기전자업종이 독주체제가 이어졌다. 이는 삼성전자의 매출성장과 이익금액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36조58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조76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9%나 늘었다. 유가증권 상장사의 총 영업이익금액의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4조2114억원으로 7.6% 증가했다. 상장사 총 순이익금액의 29%를 차지했다.

한편 올 1분기에는 전기전자업종과 더불어 큰 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기가스업종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분기 큰 폭의 수지악화를 경험했던 의약품, 섬유의복, 의료정밀 업종은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고 운수창고업은 적자폭을 대폭 축소했다.

반면 화학, 건설, 유통, 철강 등 그 외 업종은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큰 폭의 실적악화를 기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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