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동안 100권의 책을 열 번 읽는 것이 천 권을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이라는 설명을 지난 칼럼에서 말했다. 그렇다 할지라도 여전히 100권을 읽는 것도 어렵다고 할 것이고, 더욱이 열 번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될까? 지금부터 그 방법을 하나씩 설명하겠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가 책을 읽을 읽을 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정독(精讀)에 관한 오해다. 정독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글을 뜻을 자세히 살피면서 읽는 것’이라고 한다. 글의 뜻을 자세히 살피려니까 천천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천천히 자세히 살피면서 읽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잊어버린다. 그리고 책 내용을 자신이 원하는 어딘가에 활용하려고 하지만 기억조차도 나지 않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늘 반복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뿐이다. 결국 책을 잃어봐야 그때뿐이고 사실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럴 것이라면 도대체 책을 왜 읽는 것인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책을 읽는 것은 적잖은 기회비용을 포기하는 것인데 그런 비용 투자에 대한 효과를 왜 생각을 하지 않는 걸까?

우리 두뇌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해서 활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두뇌의 저장방식은 컴퓨터와 다르다. 컴퓨터는 정보를 한번 입력하면 일부러 삭제하기 전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두뇌는 한 번 저장해서는 정보가 대부분 사라지거나 희미해진다. 두뇌가 원하는 방식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첫째, 책 내용 중에서 중요한 정보를 걸러내야 한다.
둘째, 중요하나 정보 중심으로 반복읽기를 해야 한다.
이것이 책읽기의 핵심이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 책을 잘 읽는다는 것이다.

핵심 중심의 책 읽기
핵심을 걸러내는 능력이 책읽기 능력에서 가장 중요하며, 그렇게 걸러낸 핵심 중심으로 반복해서 읽는 것이 책읽기의 기술이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책 읽기는 무의미한 행위가 된다. 마치 솜사탕을 입에 넣을 것처럼 당장은 입에서 달콤하지만 곧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핵심을 걸러낸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법정스님께서 말씀하신 무소유의 의미도 비슷한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가치 외에는 버려라.’ 이것이 무소유다. 모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가득 채워야 할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는 남겨두어야 한다. 무소유는 버리는 개념이라기 보다 채우기를 말하는 것이다. 거짓과 껍데기는 모두 버리고 진실과 진리로 삶을 채우고 에너지를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것을 읽어내는 것이 인생 읽기이며, 책읽기의 본질이다.

박성후
포커스교육연구소장
포커스리딩, 더비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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