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절은 모두 행복하다
감독  박흥식
출연  문소리, 이재응, 윤진서
개요  드라마 / 한국 / 92분/ 2005년 개봉

1980년 서울, 주인공 광호는 중학교 1학년이다. 백년, 천년 같은 얼굴일 것만 같던 대통령이 바뀌고, 방송과 신문에서 떠들어대는 소리가 심상치 않던 시절. 그러나 이제 막 코밑 솜털이 가신 소년에게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다. 광호의 관심사는 오로지 아랫방에 세 들어 사는 은숙 누나.

광호 엄마는 화장품 방문판매원. 천사 같은 은숙 누나와 달리 엄마는 만날 쥐 잡아 먹은 듯 화장을 하고 눈썹도 밀어서 괴물 같다. 엄마는 신문에 ‘박정희 유고’라고 쓰여 있어도 유고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 무식하다. 커피를 마실 때도 ‘후루룩 쩝쩝’ 소리가 난다. 다른 엄마들한테는 우아하고 향긋한 냄새가 나는데, 광호 엄마의 몸에서는 화장품 냄새만 난다. 광호는 엄마의 화장품 냄새가 가족을 지키는 생존의 냄새라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저 멀리서 엄마가 불러도 “모르는 사람인데요” 하며 모른 척한다.

어느 날 나타나 애정 공세를 펴는 이웃집 장애아 재명 형 때문에 광호의 인생이 꼬여간다. 은숙 누나 꿈을 꾸다 살짝 흘린 남자만의 비밀(?)을 재명 형에게 들킨 것. 하지만 늘 재명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엄마가 광호는 못마땅하다.

갈 곳 없는 마음에 대문을 꽝 차고 들어온 어느 날, 편지 하나가 두둑 떨어진다. ‘제125호 행운의 편지의 주인공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 편지는 4일 안에 당신 곁을 떠나야 합니다…’ 답장을 안 쓰면 불행이 닥친단다. 광호는 엄마, 은숙 누나 , 재명 형, 철호 등 주변 사람들에게 행운의 편지를 쓴다. 장난처럼. 그런데 광호의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아무도 답장을 쓰지 않는다.  광호는 궁금하고 불안하다. ‘만약에 그 사람들이 답장을 쓰지 않아 불행해지면 어떡하지?’
광호의 불안에 답이라도 하듯 광호의 편지를 받은 사람들이 하나 둘, 광호 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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