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읽기,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주에 반복읽기가 왜 중요한지 설명을 했다. 거듭 말하지만 어떠한 공부도 훈련도 반복훈련을 하지 않고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사라진다. 그런 허무한 책읽기를 왜 하는가?

‘한 일(一)자를 만 번 쓰면 강물이 흐른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진짜 공부다. 피아노든 바이올린이든 악기를 배울 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 곡 저 곡을 대충대충 많이 연습하기보다 어떤 곡을 정해서 그 곡을 완벽하게 연주할 때까지 끈질기게 연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 곡을  가장 훌륭하게 연주한 것을 수 없이 반복해서 들으며 따라 해야 한다. 머리 속에 최고의 연주자가 연주한 것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도 그런 소리가 될 때까지 반복해서 따라 하는 것이다. 당연히 눈 감고도 그 곡을 연주할 수 있어야 하며, 완전히 그 곡과 자신이 하나가 될 정도로 반복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반복 연습한다면, 다른 곡도 어렵지 않게 그 정도 수준으로 연주가 가능하게 된다. 물론 그런 연습 이전에 기초적인 기능을 습득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함은 당연한 거다.

집중 반복이 진짜 공부
필자는 과거 대학시절 약 2년여 동안 서예에 미친 듯이 빠진 적이 있었다. 스승님께서 써 주신 원본을 옆에 놓고 처음에는 그림을 드리듯이 복사하는 수준에 머물지만 수 없이 반복해서 쓰다 보면 원본을 보지 않아도 원본처럼 쓰게 된다. 원본이 머리 속에 완벽히 새겨지기 때문에 원본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손이 알아서 원본처럼 글씨를 써내는 수준이 될 때까지 수 없이 반복해서 쓰는 것이 서예의 첫 걸음이다. 그런 다음에는 다른 글씨도 비슷한 수준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모든 공부의 원리는 똑같다. 뿌리를 정하고 자신과 뿌리가 하나가 될 정도로 집중 반복하는 것이 진짜 공부다. 여러 번 읽으면서 책에 질문을 적어라. 피터 드러커에게 직접 질문을 한다고 생각하고 질문을 생각해야 한다. 질문을 하는 만큼 피터 드러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질문이 없다면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다. 무작정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질문을 따로 정리해서 스스로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적어보라. 피터 드러커라면 이런 식의 대답을 할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대답을 적어라. 질문의 양과 질이 독서의 깊이와 폭을 결정한다. 한 권의 책에서 얼마나 많은 질문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대강 대강 흘려 읽는 것은 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다. 당연히 결과도 별로 없을 것이다.

책은 사람이다. 진지하게 자꾸 만나서 대화를 하되 묻고 또 물어라. 잘 듣고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소통이며 배움이다.

 

박성후
포커스교육연구소장
포커스리딩, 더비전 저자
 focusread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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