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타깃…최근 소프트뱅크 8억원 투자 결정

▲ 류정원 대표는 "휴대가 가능한 초음파 진단기를 통해 저개발 국가의 많은 환자들이 좋은 의료의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휴대용 초음파진단기기 업체인 힐세리온의 류정원 대표는 이른 바 ‘가방끈’이 무척 긴 사람이다. 단순히 긴 것만도 아니다. 그가 멘 가방끈은 길 뿐만 아니라 꽤 화려하기까지 하다.
 
대학(서울대)에서 물리학과 전자공학을 복수전공한 류 대표는 졸업 후 가천의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정식 의사수업을 4년간 ‘풀’로 받았다. 현재 개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의사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니 기업의 CEO이자 현직 의사인 셈이다.남들은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물리학과 전자공학에,게다가 의학까지 두루 섭렵했으니 이젠 만족할 법도 한데 이게 다가 아니다. 현재 류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뇌과학 분야 쪽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물리학,전자공학에 의학까지 섭렵
경외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자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썩 잘하지는 못했지만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걸 좋아했다”고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힐세리온의 초음파진단기기는 이렇듯 류 대표가 전공한 물리학과 전자공학,의학지식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는 제품이다.초음파진단기기를 만들기 위해선 정말 이렇게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것일까. 
 
“초음파 기술 자체가 사실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물리학과 전자공학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필수적입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의료용 초음파 기술의 경우 여기에 의학적 지식까지 플러스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 내기 어렵습니다.제가 학부를 마치고 따로 의학을 공부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창업경진대회 ‘왕중왕’ 수상
힐세리온의 초음파진단기기는 지난해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린 ‘창업리그V'에서 1등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전국에서 모두 1400여개 업체가 참가,6개월의 대장정 끝에 1위에 오른 힐세리온의 ’신무기‘는 연이어 창업리그 1위팀들끼리 자웅을 가리는 ’연말 왕중왕‘전에서도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창업리그에 참가한 제품의 경우 아이디어의 참신성은 물론 사업성까지 두루 체크합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선 해당 사업아이템이 얼마나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가도 따지고 있는데 우리 회사 제품이 여기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공익성에서 높은 점수 받아
사실 류 대표가 휴대용 초음파진단기기의 개발에 몰두한 데는 ‘깊은 뜻’이 있었다.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함이 아니었단 얘기다.
 
“초음파 진단기기를 우리는 흔히 접하지만 눈을 바깥으로 돌려보면 사정은 전혀 딴판입니다. 시 전체에 초음파 진단기기가 한 대밖에 없을 정도로 의료환경이 열악한 나라가 생각보다 많습니다.이 때문에 지금도 90초마다 1명의 태아와 산모가 사망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누구는 선진국에 태어나 좋은 의료혜택을 누리지만 반대로 누구는 후진국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치료한번 못받고 죽는다는 건 정말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휴대가 가능하면서 저렴한 초음파 진단기기 개발에 나서게 됐지요.”
 
힐세리온은 초음판 진단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용 앱도 개발한다.아울러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서 초음파 영상을 보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 힐세리온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존 제품가격의 5~10%에 불과
무선 방식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의사 가운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초소형이면서 진료용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의 해상도를 자랑한다.가격도 기존 제품보다 현저하게 저렴한 5~10%대에 불과하다.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힐세리온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8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류 대표는 “앞으로 국제 의료기기 인증을 거쳐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 시장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경제적 문제로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개발 도상국에 현장 진료용으로 보급해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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